『하반신 불구에다 목에서 넘어오는 피고름을 참으며 살아온 지난 3년은 물론 앞으로의 처참한 삶은 누가 책임져 줄 것입니까?』
뜻하지 않은 의료사고를 당함으로써 가난하지만 단란했던 가정을 모두 잃어버려야 했던 백형희(43ㆍ세라피나)씨의 사연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있다.
전남 광산군 서남동에서 남편 김경옥씨를 도와 조그만 양계장을 하던 백씨의 불행은 3년 전 집 앞 도랑에 넘어져 경추 5~6번이 탈골되면서 시작됐다.
광주의 ㄴ병원에 입원, 치료가 잘 됐다는 의사의 진단에 희망을 걸었던 백씨는 병원 측의 실수로 그만 하바신 마비 증상을 보여 수술을 받게 됐으나 치유되지 못했다. 거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열과 헛구역질, 피고름까지 넘어오는 목의 통증을 원인도 모른 채 집에서 혼자 감수해 내야 했다.
양계장을 하며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사글세 방 한 칸에서 다섯 식구가 함께 지내야 하는 경제적 형편에 병원 갈 엄두도 내지 못했던 백씨는 닥쳐오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최근 인근의 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거기서 뜻밖에도『목에 거즈가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반신 마비로 집에서 신자들의 도움으로 교리를 받으며 영세를 준비해 왔던 백씨는 『하루 빨리 거즈 제거 수술을 받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급박함 때문에 영세식을 3일 앞둔 11월 9일 사제와 단 둘뿐인 가운데 조용한 세례식을 가졌다.
백씨는 이틀 후 11월 11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목 부위의 살과 기도를 거즈가 화농으로 번식시켜 언제 재발할 지 모르는』상태에 놓여 있다.
꾸준한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하반신 마비 치료는 고사하고 20일 동안의 입원비가 백씨에겐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금액이어서 그저 넋을 놓고 있을 뿐이다.
현재 백씨의 어처구니 없는 사고는 형사소송 및 민사소송에 계류 중이어서 승소한다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될 지 모르지만 『3년 동안 누워 지내며 자식들을 뿔뿔이 흩어놓아야 했던 우리 가정의 화목과 내 건강한 육신과 마음은 도대체 어디서 보상 받을 수 있느냐』고 절규하는 백씨는 눈물조차 흘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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