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약과 신약성서 안에 등장하는 모든 식물들을 총망라한 저서가 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이 자랑하는「나무박사」 이창복(로베르또ㆍ76ㆍ서울대학교 명예교수)옹이 10여 년에 걸쳐 집필, 최근 발간한「성서식물」(향문사 간)은 성서에 기록돼 있는 1백40여 종의 식물을 직접 확인, 분류해 2백30여 개의 사진과 관련 성서 구절을 총정리하고 있다.
『성서의 배경이 되는 지역의 식물 종은 우리나라와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명이 많지요. 이것은 성서학자들이 번역할 때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식물 중 비슷한 종류로 대치한 때문입니다』
성서학자는 식물학자가 아니므로 번역 때 자기들이 알고 있는 식물명으로 대치함으로써 번역본마다 상이한 식물명이 나타날 수 있고 결국 전혀 다른 식물이 등장하는 경우도 생겼다는 것이 이 박사의 설명이다.
성서에 기록돼 있는 식물 종류의 수는 학자에 따라 다소 견해의 차이를 보이나 대개 1백10종에서 1백25종 정도로 보고 있다. 저자는 이미 확인된 종 수와 현재 확인 중이거나 후보에 올라있는 종 수를 모두 포함해 1백40종을 이 책에 실었다.
이 박사는 이 대작업을 위해 우선 성서 연구에 필수적인 히브리어를 배우는 한편 공동 번역 성서와 개신교의 성서, 영어, 중국어 성서와 일본어 성서를 낱낱이 비교, 대조해 성서에 등장하는 모든 식물의 목록을 작성했다. 목록을 완성한 그는 이 목록을 들고 1989년 2월, 혈혈단신으로 당시에는 입국조차 거의 불가능했던 이스라엘 성지를 찾아 표본을 채집하고 사진을 찍었으며 미흡한 부분은 이듬해 인도네시아 보골식물원을 방문해 보완했다.
『성서를 읽으면서「식물 분류학」을 전공한 제 지식과 상충되는 부분들이 발견됐습니다. 상수리나무는 이스라엘에서는 자생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서 구절에서 발견됩니다. 전문분야와 관련한 이런 호기심이「성서식물」을 펴낸 최초의 동기였습니다』
그는 나아가『누군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며 『성서가 내포한 진리가 부정확한 식물명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데 이 책이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1919년 평남에서 태어나 46년부터 84년까지 40여 년을 서울대 농대에서 후진 양성에 힘쓰면서 「한국 수목도감」, 「야생 식용식물도감」,「초자원도감」,「신고식물분류학」,「대학식물도감」등 한국 수목 세계를 집대성한 대저서들과 무수한 연구 논문들을 통해 그는 한국 식물학계의 거목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6ㆍ25로 완전히 소실된 식물 표본을 무려 10만여 점이나 만들어낸 장본인이기도하다. 또 46년 부인과 함께 가톨릭에 입교한 그는 70년대 들어 전국 평협 회장을 맡는 등 활발한 교회활동을 하기도 했다.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한국식물분류학회 회장을 역임한 이창복 박사는『이제 결과물이 나왔으니 이에 대한 학문적인 비판이 필요하다』며『학문적으로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지적을 기다리고 있겠다』며 겸허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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