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마음안에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자리잡고 있다.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보람과 좌절, 만족과 불만, 겸손과 교만, 신뢰와 의심 등 서로 상반된 감정들을 인간은 자신의 처신이나 행위를 통해 체험한다.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자면 이러한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체험하게 된다. 어떤 인간도 한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부딪치면서 긍정적인 감정만을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는 시간이 부정적인 감정의 지속상태보다 좀더 오래 유지될 뿐이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서 될수록 빨리 벗어나 긍정적인 감정상태로 전환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비율에 따라 긍정적인 사고와 감정을 갖게 될 수있다.
인간의 감정상태를 결정하게 되는 요인은 크게 세가지로서 자신의 의지, 이웃과의 관계 그리고 하느님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인간이 자신의 처지와 노력에 만족하면 긍정적인 감정이 비교적 많이 지배하게 된다. 그리고 이웃과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처신과 행동이 올바르면 역시 보람과 신뢰감을 크게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감정을 좌우하는 것 중에는 죄의식이 있다. 죄의식은 자신과 이웃 그리고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올바르게 지향된 질서를 범하거나 바람직한 균형상태를 깨뜨리는 데서 발생한다. 올바른 질서란 객관적인 규범인 하느님께서 말씀을 통해 밝혀주신 신정법과 인간의 마음 안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주관적 법인 양심법, 그리고 인간사회 내에서 질서와 공동선을 위해 정해놓은 사회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때 그 선한 길을 띠라야 한다는 내적인 요청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양심은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행동지침을 따르도록 명한다. 또한 사회 법들을 인간사회의 질서와 공동선을 위해 지키는 것이 올바르다는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인간이 이러한 법과 질서를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과 편의만을 생각하고 그것들을 무시하고 침범할때 죄가 형성되며 인간은 부정적 감정들을 강하게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죄를 범한 인간은 달콤한 유혹의 단맛을 느끼고 맛보지만, 그 기쁨은 참된 기쁨이 아니며 순간적이다.
그리고 인간의 바람직한 상태를 스스로 저버리고, 또 사회구성원들의 신뢰심과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기대를 스스로 포기하고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는 길에서 돌아섰다는 데에서 깊은 죄의식과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윤리신학적으로 죄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된다. 소죄 (Peccatum leve)와 대죄 (Peccatum grave), 혹은 다른말로 표현하면 용서받을 수 있는 죄 (Pec-catum veniale)와 죽을 죄 (Peccatum mortale)이다. 소죄나 용서받을 수 있는 죄는 인간이 악의를 품고 행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격적 결함이나 잘못 형성된 습관으로 인해 소소하게 범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소죄가 반복될수록 대죄에 떨어질 위험이 커질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대죄나 죽을죄는 특히 십계명의 규범을 고의나 자유로이 범하고 그 죄가 중대함을 알고서도 범하는 죄이다. 전통적으로 이 큰죄는 크게 우상숭배, 배교, 간음, 살인죄였다. 그러나 인간의 죄에는 행위의 정상과 윤리지식, 자유의지 등이 참조되어야 한다.
인간의 죄는 자신을 분열시키고 사회안에서 고립되고, 하느님과 분리된다. 그리고 죄로 인해 벌과 보상의 책임이 따르게 된다. 인간은 가능한한 죄를 피하고 공동선과 하느님의 뜻을 따를때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된다. 죄를 범했을 때 회개하고 뉘우치며,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부여받은 고해성사를 통해 죄의 사함과 용서를 받아 다시 자신의 본 모습을 찾고, 사회와 화해하고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찾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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