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외딴 섬 고즈시마에서 순교했던「오다 줄리아」의 생애를 그린 오페라「오다 줄리아의 순교」인 산파 역할을 했던 일본인 오끼 코우지(프란치스코ㆍ66세) 회장이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한국 공연을 위해 내한했다.
『오다 줄리아의 일생에 대한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아 오페라로 만들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힌 오끼 회장은『그러던 차에 88년 한일 가곡의 밤에 작품을 선 보인 작곡가 고 이연국(베르나르도)씨를 만나면서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 오페라로 완성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곡을 맡아 혼신의 힘을 기울여 오페라 오다 줄리아를 완성했던 이연국씨(전 경희대 음대 강사)는 오페라의 공연을 앞둔 92년 2월 28일 운명을 달리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오다 줄리아의 순교를 그린 이 오페라는 오끼 회장의 전적인 후원으로 고 이연국씨(작곡)와 일본인 나카무라 사카에씨가 완성 지난 92년 5월 27일 일본 동경 마리아대성당에서 초연되어 가톨릭계는 물론 일본 음악계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평소 오페라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오끼 회장은 작곡자에게 12음계를 사용 현대음악으로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을 정도로 음악에 깊은 조예를 갖고 있다.
고 이연국씨의 미망인 경경옥(루시아ㆍ63세)씨 역시『유고작이 된「오다 줄리아」를 만들면서 남편은 엄청난 정성과 열정을 보였다』고 당시를 회상하면서『오다 줄리아의 이야기를 순교자의 고향 땅인 한국에서 공연하게 되어 남편 역시 저 세상에서 흐뭇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이연국씨가 작곡을 거의 완성한 상태에서 작고하자 그와 평소에 친분이 두터웠던 일본인 지휘자 미사와 히로후미(프란치스코)씨가 수정, 완성을 하게 됐다는게 후문. 미사와 히로후미씨는 이번 한국 공연의 지휘자로 참가하고 있다.
「오다 줄리아의 순교」는 올 4월 국립극장 주최로 한일 공동작업의 일환으로 공연될 뻔 했으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취소됐다가 국립 오페라 단장 박성원 교수와 이규도(줄리아역) 교수에 의해 한국 공연이 성사됐다. 이규도 교수는 92년 오다 줄리아의 일본 공연으로 94년 제22회 지로(GIRAUD)오페라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끼 회장은『이번 공연이 한일 문화 교류의 좋은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밝히고『어려운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게 오다 줄리아의 뜻일 거라는 생각으로 오페라의 저작권을 이경재 성 라자로 마을 원장 신부에게 봉헌했다』고 강조했다. 오끼 회장은 이번「오다 줄리아의 순교」를 시작으로 박해시대의 한국 교회상을 그린 오페라「초월」을 만들고 있는 중이며, 아직 정확히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벽을 주제로 하는 오페라를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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