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함을 벗어나기 위해 한국에 가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코리언 드림」으로 한국에 몰려들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특히 한국인이 기피하는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일에 주로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형편없는 임금 위험한 작업환경 부당한 처우 등 근로자로서의 기본적인 대우도 받지 못하는 심각한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10만여 명 정도로 크게 불법 체류자와 국내 취업 연수 명목으로 입국해 산업 현장에 투입된 아시아 개발도상국 연수생들로 나눌 수 있다.
최근에 와서는 불법 체류자들의 문제와 함께 취업 연수생들과 관련된 부작용이 크게 불거지고 있는데 취업 연수생은 정부가 국내 3D 업종의 인력난을 완화하고 후발 개도국에 산업 협력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이 업무는 민간 단체인 중소기업협동중앙회에 이관됐고 올해 3만여 명을 목표로 지금까지 네팔 몽골 중국 베트남 등 10개 국에서 1만8천여 명이 들어와 4천2백여 개 제조업체에 투입됐다.
문제는 이들의 입국이 합법이지만 이 법 때문에 한국에 와서「현대판 노예시장」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인권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연수생 계약시 기본 임금을 2백10달러로 책정 받는다. 시간 외 수당은 별도로 친다 하더라도 8시간 근로를 중심으로 할 때 2백10~2백60달러(16만 8천원~20만 8천 원 정도)는 매우 부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어떤 경우는 5만 원에서 8만 원을 받기도 한다.
또한 법적으로 근로자의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노동법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다. 노동부는 연수생이 법상으로 볼 때 정식 사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산재를 당해도 산재보험 혜택 여부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법적 임금」이 아닌「연수 수당」을 받을 뿐이어서 연수생들은 이를 받지 못해도「임금체불」에 해당하지 않는 불이익을 감당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 오기까지 송출회사를 거치게 되어 있다. 산업기술협력단과 연계하여 중간에서 법무부는 연수 비자를 발급하여 주고 있고 각국별로 사람들을 모아서 송출하는 회사는 그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상당한 소개료를 받고 있는 그것에 따른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 송출회사의 해외 한국지사는 모두 23개로 이들은 연수생들이 지정 사업장에서 달아날 경우 인력 송출권 박탈 등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연수생들에 대한 감시를 심하게 하고 폭행까지 가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수생들이 한국에 들어와 연수 계약에 불만을 품고 도주할 것을 우려 업주들은 이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여권을 뺏어놓는 등 주거의 엄격한 감시를 일삼고 있다. 신자 노동자들은 주일 날 미사 참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들은 계약할 당시 이렇게 근무 조건이 열악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다만 한국에 가면 자기들 나라의 몇 배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비행기에 오르는 것이다.
불법 체류를 막고 합법적으로 일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나타난 것이 산업기술연수생제도이지만 기술 연수를 시키거나 연수 시간이 지켜지는 예는 거의 없고 연수업체에 대한 선별기준작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말만 연수생이지 저임금의 막노동꾼 신세가 그들의 처지인 것이다.
불법 체류자들의 경우에는 임금 체불이 심하게 나타나는데 일을 시켜놓고 월급을 달라고 하면「정부에 불법 체류로 고발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돕는 곳으로 서울대교구 외국인노동자상담소를 비롯 인천 수원 광주 등의 가톨릭교회 상담소, 서울 가리봉동의 개신교 전도사가 꾸려가고 있는 쉼터와 상담소 등이 있다.
서울 외국인노동자상담소의 경우 93년 1월부터 상담 업무를 시작했는데 체불 임금으로 인한 것과 출입국 관계 내용이 상담의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담당자들은 들려줬다.
담당자들은 이들도 근로자들인 만큼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근로기준법만이라도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서울 외국인상담소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기리암 신부(성골롬반외방전교회)는『외국인들은 한국 사람들 대신 힘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대가는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갈 곳이 없어 한국에 왔으니 마음대로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