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 죄를 용서하소서」
『우리는 대담한 신뢰심을 갖고 주의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당신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게 하시기를 간청하면서 우리는 그분께 우리를 더욱 더 거룩하게 해주시도록 청하였다. 그러나 비록 세례의 옷을 입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죄를 짓고 하느님을 멀리한다. 이제 이 새로운 청원과 더불어 우리는 방탕한 아들처럼 그분께 돌아오며 세리처럼 그분 앞에서 죄인임을 인정한다』(2839).
우리는 그분의 용서를 확신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동시에 우리가 한 가지 조건이 있음을 깨닫기를 원하신다.『이 자비의 흐름은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지 않는 한 우리 마음에 와닿을 수 없다』(2840).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용서하기를 거부하는 가운데 우리의 마음은 닫히고 굳어져서 아버지의 자비로우신 사랑이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2840).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적 기도는 우리로 하여금 용서하시는 아버지와 보조를 맞추게 하여 원수에게도 미치는 것이다.
⑥「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소서」
물론 하느님께서 우리를 유혹하시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청하는 것은 우리가 유혹에 넘어가도록 내버려 두지 마시라는 것이다. 모든 유혹의 극복은 주님을 섬기려는 결심에서 나오며 이러한 결심은 오로지 기도 안에서만 성숙한다. 예수님께서 우리 입술에 올려 놓으시는 이 청원은 우리 생존의 총체성을 지향한다.
『이 청원은 우리의 이 세상에서 치룰 투쟁의 최후의 유혹에 대비하여 그 모든 극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최후의 끈기를 간청한다』(2849).
⑦「우리를 악에서 구하소서」
『이 청원에서 악은 하나의 추상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위력, 즉 사탄, 악마, 하느님을 거스르는 천사를 지칭한다. 악마(Dia-bo-los)는 하느님의 계획과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그분의 「구원사업」을 가로「막으려는」자이다』(2851).
이러한 설명에 이어 새 교리서는 인간사에 있어서의 악마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악마를 이기신 예수님 안에서의 구원의 희망을 회복하도록 한다.『악마에게서 구해주시도록 청함으로써, 우리는 또한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모든 악에서 구해 주시도록 청한다. 악마는 이 모든 악의 창시자 내지 선동자이다. 이 마지막 청원에서 교회는 세상의 모든 고뇌를 아버지 앞에 가져다 드린다. 인류를 짓누르는 악에서의 해방과 더불어, 교회는 평화의 은혜와 그리스도의 재림을 끈기 있게 기다리는 은총을 간청한다』(2854).
마지막「아멘」을 통해 우리는 일곱 가지 청원에 대해「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fiat)하고 청원한다.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857>「주의 기도」에서 처음 세 가지 청원은 아버지의 영광, 그분의 이름이 거룩히 빛남, 하느님 나라의 내림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짐을 대상으로 한다. 그 밖의 네 가지 청원은 그분께 우리의 소망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이 청원들은 우리 생활을 양육하고 죄에서 치유하기 위한 우리 생활과 관련되는 것이고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위한 우리의 투쟁에 관한 것이다.
<2858>「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소서」하고 청함으로써, 우리는 하느님의 계획에 참여한다. 그것은 모세에게 그리고 나서 예수님 안에서 드러내 보여진 그분의 이름이 모든 민족과 모든 사람에게서와 마찬가지로 우리에 의해서 그리고 우리에게서 거룩히 빛나는 것이다.
<2859> 둘째 청원을 통해 교회는 주로 그리스도의 재림과 하느님의 최종적 내림을 바라본다. 그러나 교회는 또한 우리 생활의「오늘」에 있어서의 하느님 나라의 성장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2860> 셋째 청원에서 우리는 우리 아버지께 우리의 뜻을 당신 아드님의 뜻에 일치시킴으로써 세상의 생활에 있어서 당신의 구원 계획이 이루어지도록 하시기를 기도한다.
<2861> 넷째 청원에서「우리에게 주소서」하고 기도함으로써 우리는 우리 형제들과 친교를 이룬 가운데 하늘의 우리 아버지께 대한 우리의 자녀다운 신뢰를 나타낸다.「일용할 양식」은 모두에게 자신의 생계를 위해 필요한 지상의 양식을 가리키지만 생명의 양식, 즉 하느님의 말씀과 그리스도의 몸을 뜻하기도 한다. 그것은 성체성사가 미리 맛 보게 해주는 하느님 나라의 잔치의 없어서는 안 될 초본질적 양식으로서 하느님의「오늘」에 받아들여진다.
<2862> 다섯째 청원은 우리의 죄에 대한 용서를 간청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 그리고 그분의 도움으로 우리의 원수들을 용서할 줄 모른다면 우리 마음에 와닿을 수 없다.
<2863>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소서」하고 기도드림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죄에 이르는 길을 택하는 것을 허락하지 마시도록 청한다. 이 청원은 식별과 용기의 성령께 간청한다. 그것은 경계심과 최후의 끈기의 은총을 간청한다.
<2864>「악에서 구하소서」라는 마지막 청원에서 그리스도인은 교회와 더불어 하느님께 그리스도께서「이세상의 군주」에 대해 하느님과 그분의 구원 계획에 직접 반대하는 천사인 사탄에 대해 이미 거두신 승리를 드러내 주시도록 기도한다.
<2865>마지막의「아멘」을 통해 우리는 일곱 가지 청원에 대해「그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하고 청원한다.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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