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이상향을 향한 즉 삶의 본질적인 진, 선, 미의 추구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 문화라면 이 문화의 매개체로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것이 책이 아닐까.
『내 존재의 실체에 대한 정보는 내가 배우고 아끼던 책들로부터 얻었다』고한 토인비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개개인의 성장이나 또한 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저력으로서의 책은 주님 다음으로 가장 소중한 인간의 동반자라 할 수 있다.
독서력이 높은 사회라면 땅 속 깊이 뿌리내린 거목처럼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자신을 상실하지 않고 지혜롭게 나아가리라.
호킹의 「우주의 수축기」로 들어가, 이씨 조선후기 한국사상사의 한 흐름을 이루었고 또한 초기 한국천주교 수용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광암 이벽의 서학사상과 만나 그당시 효를 중시하는 유교의 윤리관과 새로운 서학사상의 사이에서 갈등을 겪다 33세에 죽음을 맞이한 이벽의 생애를 묵상하며 안일한 신앙생활을 되돌아 보는것도 의의있는 일일것 같다.
「한국 천주교 사상사I」은 김옥희 수녀가 광암 이벽의 유작인 「성교요지」를 중심으로 저자의 12년간의 오랜 연구 끝에 탄생된 작품이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사료에 대한 깊은 통찰로 서학사상이 유입될 당시의 조선사회의 시대적인 배경이 날카롭고 폭넓게 분석되어 있으며 한학에 대한 깊은 이해로 한문원본인 성교요지가 정확하게 해석되었으며 한국 가톨릭 교회사로 볼때 교회사연구에서 사상적인 접근으로 깊이 있게 구명한 작품이라 더 가치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용을 요약해보면 1편에는 이벽의 서학사상의 기반으로 그의 생애와 유작 그리고 서학사상의 모태가 되는 강학회, 사상형성에 가장 영향을 받은 마태오 리치 신부의 「보유론」, 이벽의 경학사상 등을 다루었고 2편에는 서학사상의 수용에서 그리스도의 성서인식과 「성교요지」의 구조를 해석학적으로 고찰하였음을 볼 수 있다.
광암의 주저인 「성교요지」는 성서를 내용으로 서구문화로 표현된 서학사상을 동양적인 문화의 언어구조나 표현방식으로 조선인의 정서에 알맞게 표현되었음을 알수있다.
조선초의 절대적 정치이념인 유교정신이 초창기와는 달리 부패, 이를 개혁하고자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인 서학사상 수용으로 볼때, 인간이 삶의 한가운데서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여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는 높은 이상을 향한 염원에서 태동된 것이 사상이고 문화라면 어떤 이론이던 완전무결한 것이 없듯이 사상과 문화도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인간과 함께 발전되며 퇴색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은 신과 자연과 함께 도전과 응전의 추를 반복하며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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