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인천 만수동 ‘먹물노는물고기’ 공방에서 김하나씨가 캘리그라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주님’을 강조할 때는 글자 크기를 이 정도로, 자간은 이 정도가 보기 좋겠죠?”
인천의 한 공방. 청년들이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인천 만수6동본당(주임 전승진 신부)이 청년들을 위해 4주 과정으로 마련한 캘리그라피 교실이다.
특히 이번 캘리그라피 교실은 본당 신자이자 ‘먹물노는물고기’ 공방 대표인 우미애(베로니카·51)씨와 강사 김하나(루치아·35)씨의 재능기부를 통해 진행됐다.
우미애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본당 성인신자들을 대상으로 캘리그라피 재능기부 봉사에 나서왔다. 그 봉사를 통해 캘리그라피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김하나씨는 이제 전문강사로 활동 중이다. ‘먹물노는물고기’라는 이름의 공방은 우 대표와 김 강사가 의기투합해 열었다.
우 대표와 김 강사는 “개신교회에서 캘리그라피를 적극 활용해 신앙생활용품 등을 만드는 것을 보고, 가톨릭 콘텐츠로도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힘을 합쳤다”고 밝혔다.
공방에서 제작 중인 작품들.
이들은 자신의 재능과 시간을 봉헌하겠다는 마음으로, 신자들을 위한 각종 대축일 기념 카드 제작 등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 예수부활대축일 캘리그라피 카드가 청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별도의 강좌까지 마련하게 됐다.
본당은 청년들에게 단순히 취미를 넘어, 성경 말씀을 되새기고 각자의 재능도 새롭게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 이번 교육 과정을 마련했다. 김 강사 또한 취미로 시작했지만, 재능을 더욱 갈고 닦아 새로운 직업의 길을 찾게 된 경우다.
김 강사는 “본당 청년회가 많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청년들이 교류하고 서로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신앙 친구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수6동본당이 여는 캘리그라피 교육은 이웃 본당 청년들에게도 입소문이 났다.
남동지구청년모임을 통해 소식을 전해들은 윤세인(세레나·31·인천 남촌동본당)씨는 “평소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많았지만 교육받을 기회가 없어서 인터넷을 통해 혼자 연습했었는데, 이렇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정말 좋았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
※교육 문의 010-9032-9044 먹물노는물고기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