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성요한·보라동성가정·망포동예수성심본당 ‘문화센터’ 운영… 신자 친교·선교 견인차 역할
본당, 신앙의 장 넘어 취미·문화 공간으로 발돋움
7월 14일 분당성요한본당 문화강좌에서 생활성가 가수 강훈(바오로)씨가 수강생들과 함께 생활성가를 부르고 있다.
성남대리구 분당성요한성당은 평일, 미사나 행사·모임이 없는 시간대에도 신자들로 북적인다. 유아실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 교리실에서 손뜨개를 하는 사람들, 함께 모여 성가를 부르는 사람들 등 모습도 다양하다. 바로 분당성요한본당(주임 이건복 신부) 문화분과가 운영하는 문화강좌를 들으러 온 신자들이다.
벌써 10년 넘게 운영 중인 문화강좌는 신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4분기로 나눠 진행하는 문화강좌에는 매 차수마다 250여 명 이상의 인원이 참가한다. 강좌 종류도 포크기타, 하모니카, 손뜨개, 서양화, 생활성가 등 교양·취미를 살리는 강좌나 라인댄스, 요가와 같은 생활스포츠,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발레, 클레이놀이교실 등으로 다양하다.
신자들은 외부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것보다 본당 문화강좌가 개개인에게 더욱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취미·문화생활과 더불어 신자들과 친교를 나누고 신앙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본당 문화강좌를 이용하고 있는 오병옥(미카엘라·61)씨는 “성당에 같은 신앙인이 모여있다는 것만으로도 더 한마음 한뜻으로 어울릴 수 있다”면서 “단순히 놀러오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즐기면서도 기도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긴다”고 문화강좌 이용 소감을 전했다.
본당 문화분과장 황은주(사비나)씨는 “외부 강사도 있지만, 많은 수가 신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져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배움을 얻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면서 “가까운 성당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용인대리구 보라동성가정본당(주임 이재욱 신부)도 지난해 12월 문화센터를 열어 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해 나가고 있다.
신자들은 저마다 본당 문화센터 강좌를 통해 배운 전례꽃꽂이, 전례초공예, 사진 등을 본당 제대회와 홍보분과 등에서 봉사할 때 활용한다. 하모니카, 첼로 등의 음악 강좌를 수강한 신자들은 미사시간에 묵상곡을 연주하거나 본당 행사에서 공연을 선보이기도 한다.
문화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본당 교육분과 김선태(라우렌시아)씨는 “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신자들의 친교가 돈독해지는 모습을 본다”면서 “덕분에 본당이 문화적으로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 본당 문화센터 운영은 단순히 본당 공동체 활성화뿐 아니라 선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수원대리구 망포동예수성심본당(주임 박경민 신부)은 본당의 ‘유스티노 문화센터’를 통해 비신자들을 성당에 초대하고 있다.
본당은 2013년 문화센터를 처음 개설할 때부터 선교에 취지를 두고 이웃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운영한 지 4년이 넘은 지금은, 문화센터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타본당 신자나 비신자다.
본당은 해마다 본당 주보성인인 유스티노 성인 축일(6월 1일)을 전후로 성당에서 문화센터 수강생들의 발표회와 전시회도 열어, 본당 축제를 지역공동체가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고 있다. 또 축제 중 문화센터 수강생들이 제작한 소품을 판매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본당 선교분과장 정인순(율리아)씨는 “개인주의가 만연해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선교하기 어려운 시대지만, 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비신자들을 성당에서 만나게 된다”면서 “취미를 공유하다보면 더 가까워지고 소통하기 좋아 천주교를 알리는 데에도 힘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