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마지막 앙화는 루가의 제5앙화에 해당되는 것으로(루가 11, 47∼51 : 대목 193 참조) 하느님의 사람들을 살해한 데 대한 징벌로 내려진다. 상대는 역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다. 그들은 옛날에 살해 당한 예언자들을 존경한답시고 그 무덤을 단장하고 기념비를 세우며 마치 하느님이 보낸 사람을 존경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죽은 예언자들은 바로 그 조상들이 죽였던 것이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언자들의 가르침은 따르지 않으면서 그 무덤을 존경한다. 그들은 죽은 예언자들을 겉으로나마 존경하는 체 하면서 지금 살아있는 예언자는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 할 뿐 아니라 잡아 죽일 음모를 꾸미고 있다. 그러면서 말하기를『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를 죽이는 데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뻔뻔스레 말한다.
이 판국에 예수께서는 그들에 대한 희망을 이미 포기했고 예측된 고난의 길을 가시려고 결심하셨다. 그들의 손에 잡혀 죽을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예수께서는 앞으로도 예언자들과 현자들과 학자들을 보낼 것이다. 반대자들은 이들마저 죽일 것이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일이 다 틀렸다는 것을 선언이라도 하시듯 그들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씀하신다.『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일을 마저 하라』.
예수께서 그들에게 퍼붓는 저주는 욕설 독설을 넘어서 결정적인 단죄의 말씀이다.『이 뱀 같은 자들아 독사의 족속들아! 너희가 지옥의 형벌을 어떻게 피하랴』세례자 요한도 이들에게 같은 말을 하였다(마태 3, 7: 루가 3, 7).
여기서 뱀 같은 자들이라고 한 것은 창세기에서 최초의 인간을 감언이설로 꼬시어 온 인류를 망가뜨린 마귀의 화신인 간교한 뱀을(창세 3, 1 이하) 빗대어 한 말이고「독사의 자식들」은 악하고 파괴적인 성격을 타고 난(이사 11, 8 이하: 14, 29: 30, 6)「사탄의 자식들」(요한 8, 44)이란 표현이다.
풀숲에 불이 붙어 타오르기 시작할 때 뱀들이 도망치듯이 유다인들이 다가오는 심판을 모면하려고 애쓰겠지만 소용이 없을 것이다. 어찌 지옥의 형벌을 면하랴. 그들의 이와 같은 포악행위는 과거에서 머물지 않고 현재 그들에게 보내진 메시아 그리스도를 또 죽일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 이후 같은 목적으로 파견될 하느님의 사람들을 또한 죽일 것이다.
혹독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예언자들과 현자들 그리고 학자들이 파견되는 것은 하느님의 구원의 업적이 역사 전체의 테두리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나는 예언자들과 현인들과 학자들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그러나 너희는 그들을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십자가에 매달고 또 더러는 회당에서 채찍질하며 이 동네 저 동네로 잡으러 다닐 것이다.
이 말씀을 루가복음서에서는 하느님의 지혜가 하신 말씀으로 되어 있고(11, 49∼51) 마태오 복음에서는 예수 자신이 하신 말씀으로 되어 있는데 복음사가들은 사도교회의 체험을 예수의 구원사업과 연결시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하느님의 지혜의 대변자임을 나타내려고 한 것이다. 결국은 세상이 창조된 이후부터 하느님의 경륜은 착착 실행에 옮겨지고 있지만 선인의 사람들에 대한 폭력행위는 악마의 세력의 마지막 발악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가는 끝내는 치러지고야 만다.
인류 시초의 첫번째 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인 카인의 살해에서 시작하였고 제관 즈가리야의 살해로 성서세계의 마지막 참사를 성서는 기록하고 있다(역대 하 24, 20∼22). (마지막 순교 예언자 즈가리야에 관한 토론은 대목 193을 참조할 것). 그 밖에도 여호야킴 왕이 예언자 우리야를 죽인 사실과(예레 26, 20∼23) 므나쎄왕이 온갖 몹쓸 짓을 하며 의인들을 살해하여 예루살렘을 피로 물들인 사실이 있다(열왕 하 21, 16).
안티오쿠스 에파파네스는 이단을 강요하면서 하느님을 공경하는 사람들을 집단 살해했고(마카 상 1, 51∼55: 마카 하 4, 7), 그 후로 선량한 사람들이 악인들의 박해를 수없이 받았다. 이 수많은 악당들의 포악행위는 예수를 잡아 죽이려는 바리사이파와 율법 학자들이 계승하고 있음을 예수께서는 경고하고 계신다.
이 모든 무죄한 피값을 그들이 치러야 할 것이며 그 죄에 대한 처벌이 이 세대에 내리는 심판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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