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최고령 사제인 서울대교구 구천우(요셉) 신부가 10월 26일 새벽 4시 40분경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97세.
지난 8월 17일 급격히 기력이 쇠퇴해지면서 강남성모병원에 입원 간호를 받아왔던 구 신부는 두 달 열흘 간의 병원생활 만에 끝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하느님의 품에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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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기 나라 잃은 슬픔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면서 평생을 교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모범적인 사제였던 구 신부는 유언에 따라 안구를 감남성모병원에 기증, 마지막까지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귀감을 보였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10월 28일 오전 10시 명동성당에서 김수환 추기경 주례 김옥균 주교 및 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으며 유해는 용산 성직자 묘지에 안장됐다.
이 자리에는 구 신부의 이종사촌 임충신 신부 (은퇴) 5촌 조카 김명식 신부(춘천교구 간성본당 주임) 등 유족을 비롯 교구 원로 신인균 박고안 김정진 임세빈 임응승 신부와 CBCK 사무총장 백남익 신부 한국 평협 이관진 회장 OMCC 봉두환 의장 등 1천5백여 명이 참여, 고인의 천상영복을 기원했다. 특히 올해 90세인 신인균 신부는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 가료 중인 가운데 휠체어에 의지하여 미사를 봉헌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았다.
김수환 추기경은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구 신부님은 참으로 사제로서 또한 믿는 이로서 동시에 한 인간으로서 한국인으로서 가장 진실된 삶을 사신 분이었으며 모범적인 삶으로 계시다는 것 자체가 후배 사제들에게 자랑과 기쁨이었다』고 회고하고『주님을 본받아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지니셨고 나라에 대한 사랑이 대단히 컸다.』고 말했다.
1897년 황해도 해주시 장춘동에서 태어난 구 신부는 1926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충남 합덕을 비롯 황해도 해주 곡산 신천본당과 서울 삼각시 안양 등지에서 58년 4개월 동안 사목활동을 했다. 또한 63년부터는 대신학교 영신지도 및 고해신부로서 봉직했으며 75년 1월 9일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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