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발견하는 자연, 사랑과 신앙을 노래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해인(클라우디아ㆍ49) 수녀가 두 번째 산문집「꽃삽」을 펴냈다. 1986년 2월「두레박」이라는 산문집을 낸 후 두 번째로 엮는 이번 산문집에서 이해인 수녀는 마치 소박하지만 따스하고 생기 있는 꽃들이 가득한 작은 꽃밭을 가꾸듯 그렇게 평범하고 작은 일상의 이야기들로 가득 찬 「글밭」을 가꾼다.
「꽃삽」에는 지난 몇 년간「샘터」의 「꽃삽」과 「시인의 숲속」칼럼에 연재했던 글들과 두레박 이후 8년간 여기저기에 발표했던 글들이 함께 실렸다.
이해인 수녀의 다른 시집들이 그러하듯「꽃삽」도 대부분 「발 아래 바다가 있고 밤에는 달빛에 침실이 잠기는」부산 광안리의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가꾼 글들이다.
이해인 수녀의 글들 속에서 자연만물은 길가 풀 한 포기, 돌 한 조각도 쓸모 없는 것이 없다. 소설가 박완서씨는 이해인 수녀를 두고『평범한 자연 속에 숨어있는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데 천부적인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며 그의 수필을 읽는다는 것은『수녀님과 함께 들꽃이 피어나는 숨결에 귀 기울이는 기쁨이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 속에서 위대함을 발견하는 놀라움』이라고 평한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의 글이 실린 잡지만 봐도『어여쁜 창이 달린 집을 보는 것처럼 슬그머니 즐거워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76년의 첫 시집「민들레의 영혼」, 79년「내 혼에 불을 놓아」, 83년「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그리고 89년「시간의 얼굴」이 스테디셀러로 꾸준하게 읽혀지는 것은 바로 이렇게 일상에서 발견하는 신앙의 기쁨,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람에 대한 따스한 느낌들을 다정한 목소리로 전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이해인 수녀 자신은「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번거로움과 번잡함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고 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쓴 글들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밀려드는 신문, 잡지 등의 인터뷰 요청은 수도자로서 여간 곤혹스럽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는 버거운 베스트셀러의 명예보다는『가끔 꽃삽을 들고 작은 꽃밭을 가꾸듯 써 모은 이 작은 글들의 한 톨이나마 누군가의 가슴 속에 날아가 따뜻하고 아름다운 노래로 꽃 피울 수 있다면, 그리고 삶을 사랑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기쁘고 고마울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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