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율목동의 인천병원 방사선실에 근무하는 박신자(52ㆍ미카엘라ㆍ용현5동본당)씨를 두고 주위에선「거리의 천사」와「랠루야 언니」로 부른다.
거리의 천사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환자나 행려자들을 돌보기 때문에, 랠루야 언니는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인 구원의 신비를 전하기 때문에 붙여진 알렐루야의 별칭이다.
그만큼 박신자씨는 직장생활을 행려자들을 위한 봉사와 비신자 전교, 냉담자 회두에 자신의 모든 삶을 봉헌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박씨는 벌써부터 직장을 그만 두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직장을 그만 둘 경우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사랑이 멀어질까 봐 직장에 계속 나오고 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돕고 사는 일이 사람답게 사는 일이라는 것을 세례를 받고 나서 알게 됐지요. 이제는 그 일이 하느님께서 주신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갈 뿐입니다』
14년 전에 세례를 받은 박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찾아 자신의 도시락을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왔다고 말한다.
그 후 박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시립 인천병원이 인천지역에서 발견된 행려환자들을 데려다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 것.
심지어 수 년 동안 씻을 줄 모르고 살았던 행려자들에게 목욕을 시켜주기도 하고 사랑이 부족했던 그들에게 마음을 줌으로써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된 박씨는 그때부터 자신의 사명 완주에 모든 것을 바치기 시작했다.
박신자씨의 사명은 바로 이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할 수 있도록 돌보는 일과 거주할 장소를 찾아주는 것, 그리고 세례를 받았다가 냉담한 사람은 교적을 찾고 회두시키는 일과 비신자는 영세하도록 돕는 것.
『행려자 중에도 의외로 영세를 했다가 냉담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들이 건강을 회복해서 성당에 열심히 다니게 되면 육신과 정신이 함께 치료되는 셈이죠. 일반 사람들을 입교시키는 일보다 몇 배의 보람을 얻게 되지요.』
몇 년 전에는 6ㆍ25 때 군종신부에게 세례를 받은 적이 있다는 행려자의 말을 듣고 어렵게 어렵게 교적을 찾아주기도 했던 박씨는 지금까지 줄잡아 약 80여 명의 냉담자를 회두시켜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씨는 약 50여 명에 달하는 신자 직원들을 모아 80년도에 인천병원 가톨릭신우회인「엔젤회」를 창설하고 지금까지 꾸려오고 있다. 그러나 박씨는 요즘 엔젤회를 병원 내에 그리스도를 전파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생각했던 것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쉬워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박신자씨는 행려자들과 직원들의 회두와 입교권면은 물론 주위의 은인들로부터 성금을 모아 불우시설을 돕는 일에도 억척이다.
박씨가 한 해 평균 모아서 보내는 성금은 자신이 내는 성금까지 합해서 대략 1천여만 원. 그러나 박씨는 이러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을 믿고 도와줬던 주위의 은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모든 공을 은인들에게 돌린다.
『하느님은 항상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도록 채워주시는 분』이라는 박신자씨. 자신은 오직 하느님이 주신 물적 영적 사랑을 전하는 연락병의 역할만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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