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종교인들은 죽음에 대해 말을 많이 하며 닥쳐올 큰 죽음을 지나치게 강조하기 때문에 삶을 허무하고 무의미하고 부정적으로 이끌어간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죽음에 대해 어떤 사람은 그것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태도가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죽음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못마땅하고 거북한 실재로서 멀리하고 싶고 또 결코 생각하고 싶어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어떤 사람은 부귀공명을 누리고 또 어떤 사람은 살아있는 동안 항상 가난에 찌들리고 남의 밑에 서서 억눌려 살다가 한 세상을 하직하는 이들도 많다. 현세에서 부귀공명을 누리는 사람이기에 그 죽음은 달갑지 않은 실재이며 그 죽음이 자신의 부귀공명을 빼앗아가고 또 죽음 이후에 하느님의 심판에 대해서도 두렵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현세에서 비천하고 고생한 사람은 오히려 죽음 이후에 있게 될 「삶의 반전」을 희망하고 잘 살아보려는 희망도 강하게 나타난다. 그것은 일종의 보상심리로서 이 세상에서 하느님은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에게 저 세상에서는 행복하고 자유스러운 삶을 주시리라는 생각이다. 이 세상에서의 가난과 불행이 잘 살고 권력 있는 이들의 독점과 횡포에 의해 희생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편 이 세상에서의 물질적 번영과 행복은 또한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열심히 일하여 얻어진 「몫」일 경우도 많다. 그들은 자신이 획득한 재화로 유복하게 살면서도 또한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재화를 나누어주며 다른 사람의 삶의 짐을 개선시키려 노력하는 이들도 많은 것이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잘 살든 못 살든 모든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 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살아있을 때 물질적인 것에만 너무 집착해서도 안 되겠고 자신의 피와 땀과 노력으로 시간 안에서 획득한 재화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면서 동시에 물질적 요소를 지니고 있으므로 이 두 방면의 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인간의 죽음은 이 두 방면의 불균형에서 온다. 물질적으로 다복한 이들도 정신적 만족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하느님이 주신 생명이 그 정신적 고통과 방황으로 충격 받아 단축하게 된다. 그리고 역으로 정신적 만족은 느끼나 물질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할때는 영양실조나 건강을 잃어 생명이 단축되기도 한다. 물질과 정신의 조화가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연장시킨다. 정신이 황폐해지면 이기주의, 폭력, 무질서가 난무하고 자연을 파괴하며 음식물에 유독성이 있는 물질을 가미하여 인간을 죽게 하는 것이다.
또 자기 사정만 고집하여 운전할 때 난폭운전을 하여 큰 사고를 유발케 하여 귀중한 인명을 앗아간다. 그러므로 인간을 죽음에서 보호하고 오래 사는 길은 올바른 정신을 함양하고 착한 마음을 기르는데 있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 길을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서 찾는 것이다.
인간은 살아있을 때 하느님이 주신 생명을 귀중히 생각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과 자신의 육신과 마음을 선용해야 한다. 그리고 인간생명이 다할때까지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 선량해진 사람은 그 죽음을 무섭게 대하지 아니하고 죽음 이후에 이어질 하느님과 함께 하는 생명을 그리워하며 받아들일 것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이는 죽더라도 살 것이요.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
살아있을 때 하느님의 가르침을 따라 인간사회와 공동체에 선행하고 좋은 일을 베푼 이는 비록 죽더라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길이 간직되어 그 선행과 행적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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