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가「사람 낚는 어부」 라는 제목으로 여러분과 함께 몇 가지 묵상하기로 하겠습니다. 이 제목을 본 어떤 신자가 저에게 하는 말이 『사람을 낚으려면 미끼가 좋아야겠네요?』했습니다. 사실입니다. 「사람을 낚는다」는 말씀은 성서에서 들은 말씀이고 저는 이 말씀으로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는 선교의 의미로 알아듣고 선교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서 몇 가지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선교의 중요성
흔히 우리는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는 뜻으로 선교의 의미를 새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느님의 복음이 선포되어야 하는가? 하는 근본의미를 우리는 별로 생각지 않습니다.
인간의 본질적인 개념으로부터 생각해 봅니다. 인간을 「이성적인 동물」이라 하고 「영육의 결합체」라고 합니다. 인간이 지닌 영적 개념은 바로 인간의 초월성을 뜻합니다. 인간의 초월성이란 이 지상에서 인간의 의미가 구현되지 않고 초월적인 세계에서만이 인간의 의미가 구현된다는 뜻입니다. 결국 이것은 초자연계와 연결이 없는 인간은 허탈할 수밖에 없고 소기의 존재 의미가 상실된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 인간은 인간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초인간성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서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강생구속의 현의는 신이 인간이 되시어 우리 인간을 신성에 참여시키겠다는 심오한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인간성에 합치하여 그의 신성에로 비약하는 인간 본연의 목적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초인간적인 모습을 찾을 길이 없습니다. 이것은 곧 인간 상실의 비극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는 인간의 본질적인 의미를 구현하려 왔기에 우리는 그분을 통해서 인간존재의 의미를 찾고 인간이 인간답게 성숙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가르침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이 아닌 인간성숙의 의미와 직결되는 인간완성의 길입니다. 그러니까 선교라는 말보다도 인간의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잃어버린 인간을 되찾는 길이 곧 사람을 낚는 어부의 사명입니다.
오늘의 어장은?
오늘의 어장은 옛날과 너무나 다릅니다. 시대적인 상황의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는 소위 프레그머티즘(Pragmatism실용주의)의 사상이 만연되어 실용성에 의미를 두고 사는 시대입니다. 기계문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간은 극도로 개인주의 이기주의 실리주의로 치닫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은 전연 고려 없이 자신의 실리와 이익만을 추구하는 시대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편이만을 찾고 상대방을 위한 희생이나 인내가 전연없는 사회입니다. 남을 이해서 진정 자신의 것을 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이런 어장에서 우리는 무슨 미끼를 던져야 하겠습니까.
던져야 할 미끼는?
결국 이기주의 개인주의 실리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의 모습이 드러나야 그들은 우리쪽으로 몸을 돌릴 것입니다. 나보다 남을 더 사랑하는 마음! 남을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모습! 상대방을 위해서 작은 손해를 기쁘게 감수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물질보다 양심이 더 귀하고 의리가 더 귀중하다는 가치관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개인주의 사상에 만연된 이 시대에 정말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삶의 모습! 그리고 드디어는 진리와 정의를 위해서 생명까지 바칠 수 있는 우리의 귀한 미끼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결국 사람을 낚을 수 있는 미끼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뿐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생활 속에 수용하면서 그 모습을 보여주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 사순절에 우리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합시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더 의리에 강합니까? 나는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남을 더 용서하고 남을 위한 희생을 바치고 있습니까? 나는 천주교 신자이기 때문에 불우이웃을 위해서 물질적인 손실을 감수하고 있습니까·
이것이 없다면 우리는 결코 「20세기 어장」에서 사람을 낚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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