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교육의 필요성은 어디에 있는가. 대개의 경우 주일학교 교육의 중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 부분은 교회 안에서 늘 부차적인 관심사로 머물러있거나 아니면 이에 관계된 몇몇 사람들만의 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복음화를 외치는 이때에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의 복음화, 특히 2천년대의 복음화는 청소년의 복음화가 우선돼야 함을 전제로 주일학교육의 문제점과 원인, 해결을 위한 방안 등을 살펴본다.
서울대교구가 87년과 91년 대비 주일학교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교적수 대비 주일학교 등록율과 등록 학생대비 출석률 모두 91년 통계가 87년에 비해 낮게 나타나고 있다. 고등부의 교적수 대비 등록율의 경우는 9·3%나 떨어졌다.
한마디로 우리 자녀들이 주일학교에 그만큼 나오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초등부의 경우 교적 상 전체 학생수는 7만9천3백여 명(91년말 조사당시 1백46개본당 대상)이고 그 중에 5만5천9백여 명이 주일학교에 다니겠다고 등록했으며, 3천7백3백여 명이 조사당시 출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를 87년과 비교해 볼 때 교적수 대비 등록수는 69.5%에서 70.5%로 증가했으나 출석율은 오히려 69.3%에서 66.7%로 감소했다. 주일학교에 나오는 학생이 점차 적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중등부의 경우는 교적수 대비 등록율이 50.2%에서 44.5%로 등록 대비 출석수가 64.4%에서 60.8%로 5년 사이에 각각 6%와 4%씩 감소했다.
고등부 주일학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교적수 대비 등록수가 87년 39.4%에서 91년 30.1%로 무려 9% 이상 감소했다. 등록수 대비 출석수도 61.0%에서 58.6%로 3%정도 줄어들었다.
고등부 주일학교의 교육내용은 차치하고서라도 우선 등록수만 보더라도 주일학교에 대한 학생과 부모들의 관심에 있어서 이처럼 낮은 수치를 보인다는 것은 어느 한사람이나 한 계층의 문제로 여길 수는 없다고 보겠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고등부 주일학교의 총체적 난국」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한가지 위로가 되는 것은 초ㆍ중ㆍ고등부 모두 출석율의 감소가 등록율의 감소정도에 비해 그래도 적게 나타나고 있어 주일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계속 열심히 다니고 있음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주일학교 출석율이 감소하는 현상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관계자 대부분은 「부모들의 관심부족과 주일학교에 대한 그릇된 인식」,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 두 가지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진정으로 우리 부모들이 자녀의 장래를 걱정한다면 가치순위가 바뀌어야 합니다. 일반학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치맛바람」이 주일학교에서도 한번 불어봤으면 좋겠어요』
즉 전인교육 차원에서 신앙 종교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부모들의 의식이 학생들의 주일학교 참여를 좌우하는 일차 관건이라는 말이다. 부모들의 인식부재는 자녀 신앙교육이 신자 의무라는 의무감의 결여와 주일학교 교육을 통한 전인교육 가능성을 배제하는데서 비롯된다.
학부모들의 이러한 의식은 입시 위주의 현행 교육제도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특히 고등학생만 되면 입시준비를 핑계로 몇 년간 주일 학교를 쉬는 것을 당연시 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속의 가치기준에 맞춰 성적 때문에 목숨을 끊고, 경쟁에 이기려 눈치와 이기심만 남는 입시전장에로 자녀들을 내몰고 있지나 않는지 부모들은 반성해봐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하고 있다.
주일학교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문제는 있다. 서울대교구가 전국 6개교구 중고생 3천5백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학생들의 주일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신자생활이나 성당에 대한 만족도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이런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대해『주일학교가 일반학교의 연장이라는 인식을 없애고 주일학교의 개성을 뚜렷이 부각시킴으로써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이를 위해선 교리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형태에서 탈피, 「신앙생활과 관련된 추억거리」를 만들어줌으로써 신앙이 자연스럽게 삶 안에 새겨지도록 이끌어줘야 한다는 것.
따라서 여름 성경(신앙)학교, 산간학교를 비롯 부활ㆍ성탄 등 전례주기를 중심으로 한 행사 등 기존의 주일학교 프로그램 자체에 맹점이 있는 것은 아닌 만큼 학생들의 관심을 최대한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살려가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밖에 한창 예민한 사기에 있는 고3등 수험생들을 위한 사목적인 배려도 교구 혹은 본당 사정에 적합한 내용들을 개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부모의 자녀교육은, 자녀들로 하여금 하느님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키우는데서 최우선적인 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 부모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소명에 대해 어느 정도 깨어있을까. 신앙은 그저 사정이 허락되고 그럴만한 여유가 있을 때 생각해볼 문제로 여기고 출세와 입신양명을 위한 전쟁터로 우리 자녀들을 내몰고 있지는 않는지.
나아가 냉담자가 전체 신자의 50%에 육박한다는 한국교회의 현실도 어릴 적부터 제대로 된 신앙교육을 게을리 한 탓은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자녀 신앙교육만큼 가정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도 없다. 부모(가정)-교사(주일학교)-사목자 이들이 공동보조를 이룰 때 주일학교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사목도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가꾼 대로 거둔다」는 단순한 진리를 새삼 되새겨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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