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대전 목동 작은형제회 수도원 잔디광장에서 열린 제3회 프란치스코 평화음악회. 대전 목양초등학교 밸리댄스팀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한 여름 낮의 꿈’ 같은 음악회가 활짝 열린 수도원에서 열렸다.
대전 목동본당(주임 이병돌 신부) ‘프란치스코평화음악후원회’(회장 한영란)는 7월 22일 오전 대전 목동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잔디광장에서 제3회 프란치스코 평화음악회(이하 평화음악회)를 마련했다.
프란치스코평화음악후원회는 지난 5월에 제1회, 6월에 제2회 평화음악회를 대전 목동성당에서 개최했지만 이번 제3회 평화음악회는 평소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던 작은형제회 수도원 잔디광장에 무대를 만들어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대전 시민 모두를 초대했다.
특히 대전 목동 지역의 주민 참여 행사인 ‘목동포트락’과 제3회 평화음악회가 결합되면서 교회는 지역사회 속으로, 지역은 교회 속으로 서로 한 걸음씩 들어와 교류와 화합의 장을 만들 수 있었다. 목동포트락은 과거 들판에서 일하던 농부들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새참을 먹던 전통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축제다.
평화음악회에 참석한 목동본당 신자들과 대전 시민 300여 명은 오전부터 맹위를 떨친 중복 더위를 식힐 수박화채와 시원한 생수, 여름 별미인 옥수수, 떡과 빵 등 간식거리를 들고 와 정겹게 나눠먹으며 다채로운 음악 공연을 즐겼다.
잔디광장 한 켠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장난감과 동화책, 운동용품 등으로 아나바다 장터를 꾸미기도 했다.
프란치스코평화음악후원회는 참평화를 사회 안에 구현하기 위해 젊은이들에게는 무대에 설 기회를, 소외된 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후원하는 이들에게는 나눔의 기쁨을 선사한다는 설립 취지대로 이번 제3회 평화음악회에서도 초등학교 무용팀에서부터 음대를 갓 졸업한 신진 연주자들을 주로 섭외했다.
목관 5중주 연주단의 식전공연으로 막을 올린 평화음악회는 어린이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중 ‘렛 잇 고’(Let it go), 뮤지컬 ‘레 미제라블’ O.S.T. 모음곡, ‘오 나의 태양’ 등 귀에 익숙한 레퍼토리에 이어 대전 목양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밸리댄스팀의 화려한 공연이 이어지자 분위기가 고조되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시엘 보이스 앙상블’이 우리말로 개사해 부른 ‘사운드 오브 뮤직’ 가운데 ‘도레미송’도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병돌 신부는 음악회를 끝까지 감상한 뒤 “수도원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교회와 지역사회가 화합을 이룬다는 취지에 공감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개신교회 목사들과 지역 기관장들, 대전 시민들이 더운 날씨에도 생각보다 많이들 오셨다”고 말했다.
대전 목동본당 성가대에서 42년째 활동하고 있는 권영민(요셉·71)씨는 “수도원이라고 하면 엄숙하고 조용한 곳으로만 생각해 왔는데 오늘 음악회에 와보니 음악을 매개로 가톨릭교회가 지역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영란(베로니카·61) 프란치스코평화음악후원회 회장도 “교회는 기도하는 장소인 동시에 모든 이들에게 개방하고 소통하는 장소가 돼야 한다는 이병돌 신부님의 평소 지론이 평화음악회를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된다”며 “목동본당 설립 100주년(2019년)을 목전에 둔 평화음악회는 문화교류의 정신을 살려 프란치스코 성인의 뜻을 펴나가겠다”고 활동계획을 알렸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