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을 벗삼아 홀로 인도를 동서횡단한 20세의 당찬 여대생이 있다.
2월23일, 70일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한 구미리내양(안나ㆍ인천심곡 1동본당)이 바로 그 주인공. 현재 숭의여전 문예창작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구양은 고등학생 시절 이미 「미리내의 서울이야기」라는 시집을 발간,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세계 곳곳의 문물과 풍물을 보고 배우며 보다 넓고 깊은 사고와 경험을 가지고자 떠난 구양의 인도여행은 무사히 귀국한 만큼 처음부터 평안하고 순조로왔던 것은 아니다.
여자 혼자서 여행을 떠난다는 것 자체부터가 충분히 부모님의 강력한 반대를 예상케 했으며 여럿이 함께 여행하기도 힘들다는 인도를 여자 혼자의 힘으로 찾아 나선다는 것 또한 구양에겐 참으로 많은 용기를 요구했다.
『여자 혼자 인도 여행이라니, 너무나 힘들 것이라는 충고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어요. 인도 여행 중에 만난 배낭족들도 혼자 다니는 저를 보고 여간 놀라는 게 아니었어요. 그러나 실제로 저는 하나도 무섭다거나 위험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람들에게 다가 가면 그들 또한 순수한 마음으로 저에게 따뜻하게 친절을 베풀었으니까요』
광활한 대자연과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채 서로 믿고 살아가는 인도사람들이 가장 깊은 인상에 남는다고 밝히는 구양은 귀국하자마자 올 여름방학을 이용해 또 다시 인도를 여행하겠다면서 벌써부터 준비가 한창이다.
『원래 인도에 대해서 특별한 환상이나 매력을 가졌던 것은 아니예요. 그냥 어릴 적부터 막연히 배낭여행이라는 꿈을 가졌던 것뿐이죠. 인도라는 구체적인 목적지를 생각하게 된 것은 아마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었을 거예요』
1남1녀중 외동딸인 구양은 혼자 배낭여행을 가려면 그만큼 자신에 대한 책임감이나 자립심이 있어야 하고 부모님에게도 자신의 듬직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양은 지난해 대학신입생으로서 바쁜 학교생활가운데서도 틈틈이 문학적 소질을 발휘, 원고 정리 등의 아르바이트를 실시해 여행경비 일체를 스스로 마련하는 기특함을 보였다.
『많은 친구들이 배낭여행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실현해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안타까와요. 내가 가진 꿈을 이루고자 하는 진지한 모습들을 보일 때 부모님들도 안심하고 우리를 후원해 주실겁니다』
여행 중 몸이 아팠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구양은 『그러나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홀로 길을 찾아가면서 나 자신에게 던지는 수많은 질문은 내가 몰랐던 내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면서 『젊은이로서 한번 꼭 해보아야 할 일』인 것 같다고 강조한다.
인도여행 중 꼬박꼬박 써놓은 기행일기를 바탕으로 본보에 「미리내의 인도이야기」를 연재 할 구양은 이번 인도여행에서 만난 카주라호의 친절한 식당주인, 약삭빠른 릭샤택시 운전사 등의 재미난 이야기를 묶어 여름쯤엔 기행시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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