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거룩하심」「주의 축복」「주의 은총」「주의 사랑」「주의 영광」
이영기(요셉ㆍ41세)씨와 이미원(세실리아ㆍ36세)씨 부부의 다섯 자녀들에게 붙여진 거룩한 이름들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 7월 5일 다섯째인 현모(하상 바오로)를 출산, 슬하에 다섯 명의 자녀를 거느린 보기 드문 부모가 됐다.
장남 주의 거룩하심 원모(프란치스코ㆍ국 6ㆍ13세)를 비롯 고은(로사ㆍ국 4ㆍ11세), 세은(안나ㆍ국 1ㆍ7세), 준모(대건 안드레아ㆍ4세) 그리고 막내 현모를 키우고 사는 이들 부부는 정말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다.
생후 9시간 만에 요한이란 이름으로 대세를 받고 하늘나라에 간 아이를 친다면 6남매를 낳았던 이영기씨 부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부부다. 남편 이영기씨는 평범한 일반 회사에 다니는 샐러리맨이고 부인 이미원씨는 전업 주부다. 특별히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부유층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보통사람들이다.
『셋째 아이를 낳을 때부터 이것은 인간인 우리들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토로하는 이영기씨는『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잠시 맡겨주시고 우리는 단지 훌륭한 관리자가 되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밝혔다.
매사 기도 속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고 있는 이들 부부는 서울대교구 명수대 본당에서 교사활동을 하다 중매로 만나 지난 81년 4월 25일 결혼, 13년째 살고 있다. 사업을 하던 이영기씨가 잘못되어 거리로 내쫒겨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던 이들 부부는 현대인들이 감히 엄두(?)도 못낼 일을 해내고 말았다.
늘어나는 성문제에 비례해 낙태 등 수없는 생명 경시 풍토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는 이들 부부는『우리에게 주신 아이들을 단 한 번도 우리들의 소유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히고『관리자로서 주님의 뜻대로 의무를 다하다 언젠가 그분이 필요할 때 돌려드리는 것이 우리 부부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부부가 최근에 낳은 현모를 갖고 심각하게 고민하던 중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아이의 임신을 알고 고민하던 이들에게 난데 없는 편지와 4백만 원이 날라들었던 것.
이름도 얼굴도 모르고 자신을 전이된 말기암 환자였다라고 밝히는 어느 은인이『담당 의사로부터 완치 소식을 듣고 새로 태어날 생명을 위해 적은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주님께 약속했습니다…새로 태어날 아기를 위해 써 주십시오』란 글과 함께 4백만 원을 보내온 것이다.
이 편지를 받은 이들 부부는『감격하면서도 부끄러워 울음이 나왔다』고 털어놓으면서『우리 아이들이 커서 이렇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이런 도움을 받아 부담스럽기 그지 없다』고 겸손해하면서『마치 자신의 목숨을 남을 위해 내어준 막시밀리안 콜배 신부님으로 부터 도움을 받은 것 같이 너무도 귀중한 체험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하나만 낳아 잘 키우자」라는 표어가 일상화(?)되어 있는 현대사회 안에서 둘도 아닌 다섯 명의 자녀를 키우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 부부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남들과 똑같이 자녀 한 명에게 몇 가지씩의 학원을 보내 가르치는 것보다 하느님과 함께 기도하면서 참된 인간으로 키우려는 자신감이 바로 그것이다.
딸의 산후 조리를 여섯 번이나 뒷바라지했던 이미원씨의 친정 어머니는『딸과 사위가 자랑스럽다』고 강조하면서『이웃들도 모두 기뻐하고 특히 다섯째 아이가 태어나고는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찾아와 자기일처럼 축하해 주어 너무 고마웠다』며 주름진 얼굴을 활짝 폈다.
이번에 낳은 다섯째 아이의 출산비를 본당 신부인 김영배(수원교구 분당본당) 신부가 부담하는 등 주위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자라나는 다섯 아이들은 맑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온 가족이 둘러앉아 아침 저녁기도를 드리는 이들의 가정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넘쳐흐른다.
낙태 반대, 생명 수호를 위해 나서고 있는 가톨릭교회의 정신을 그대로 살고 있는 이영기ㆍ이미원씨 부부. 이들의 가정에는 따스한 주님의 손길이 머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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