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간에 걸친 대작업 끝에 지난 8월 15일 마침표를 찍어 9월 8일 마지막 권인 제16권이 발행됨으로써 완간된 박경리(68)씨의 대하소설「토지」를 기념하는 행사와 문학적 성과를 평가하는 작업들이 10월 문단에 활발하게 일고 있다.
10월 5일 완간 이후 처음으로 토지 종합세미나를 비롯 기념잔치, 문집ㆍ비평집ㆍ사진집 발간, 음악극 공연, 다큐멘터리 제작, 사전 편찬 등이 계획돼 있고「현대문학」과「작가세계」등 문예지들도 특집을 마련해 우리 문학에서 토지가 갖는 위상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행사들은 소설가 박완서, 문학평론가 김윤식, 김병익씨, 한국일보 김성우 논설고문 등 문단과 언론계를 포함한 각계 인사 30여 명이 지난 6월 구성한「토지 완간 기념행사 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토지가 담고 있는 문학성, 인물론, 한과 생명의 주제, 한국 근대사와의 관계 등 다양한 시각에서 토지의 문학적 성과에 대한 평가를 시도했다. 규모와 내용의 방대함, 장구한 저술 기간 등 이례적인 역작인 만큼 작품에 대한 평가 역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음이 이번 세미나에서 드러났다.
8월 강원도 원주 단구동 자택에서는 출판 기념회를 겸한 잔치에는 이웃 주민들을 포함해 3백여 명의 문인들이 초대돼 성악과 춤, 작곡가 김영동씨가 연출한 음악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 가운데 성대하게 벌어졌다.
이 밖에도 KBS는 토지의 배경 무대인 평사리와 작가의 자택을 중심으로 박씨와 함께 돌며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10월 중으로 방영할 예정이다. 또 토지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작가 신경숙씨가 각본을 쓰고 국악인 김영동씨가 작곡, 연출을 맡는 음악극이 12월 공연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다.
◆「토지」 어떤 작품인가
대하소설「토지」는 지난 1969년 박경리씨가 43세 때「현대문학」에 제1부를 연재하면서 독자에게 첫 선을 보였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를 주 무대로 서울과 간도ㆍ일본을 넘나드는「토지」에는 189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의 시대상과 민초들의 삶이 평사리의 최참판을 축으로 그려지고 있다.
평사리에서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해온 최참판 집에 부인 윤씨의 피를 가진 구천(김환)이 하인으로 들어와 별당 아씨와 함께 도망친다. 그 후 윤씨 부인의 병사, 외아들 최치수의 피살 등 최씨 가문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구한말과 일제 강점의 격동기 속에 펼쳐진다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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