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주의에 편승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영화가 판을 치는 가운데 흥행성보다는 인간 내면의 문제, 존재에 대한 물음을 찾는 인간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내고자 고집스럽게 노력하는 영화감독 백일성(프란치스코ㆍ서울 혜화동본당)씨.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이 내 양심에 비추어 올바르고, 이를 최선을 다해 만드는 것이 내 영화관이자 인생관입니다』
자신의 처녀작「한 줌의 시간 속에서」란 영화의 시사회를 3월8일 서울 영화진흥공사 시사실에서 가진 바 있는 백일성 강독은『어떤 관객이 봐도 누구든지 좋아하고 감동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예술성과 오락성이 완벽하게 조화된 영화를 만들겠다』고 밝힌다.
백 감독의 이번 작품은 1930년대 시골 해변가 마을을 배경으로 독일에서 오랜 기간 고고학 교수로 일해오던 노교수가 병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반성과 생명에 대한 동경, 인간적 갈등과 고뇌를 시간을 넘나들며 표현하고 있다.
『영화인으로서, 가톨릭 신자로서 천주교와 관계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회고하는 백 감독은『이태리에서 80년 귀국하자마자 3년에 걸쳐 한국 천주교 2백년사를 영화화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썼으나 지금껏 세상에 태어나지 못하고 있다』며『복음 선포의 일환으로 우리 교회도 인쇄매체보다는 영상매체에 대한 관심과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감독은 또『현대인들은 인쇄된 글보다는 시청각이 더욱 발달돼 있다』고 전제한 후『타락해가는 대중문화에 노출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교회가 사목적 차원으로 영화사목을 할 전담신부를 둔다든지,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는 백 감독은『재미있는 영화란 예술성과 오락성이 조화된 영화』라고 말하면서『채프린 영화는 남녀노소, 어느 계층의 사람이 봐도 감명과 재미를 느낀다』며『앞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수입, 저질 폭력 외국영화가 판을 치는 가운데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진지하게 메가폰을 잡는 백 감독의 이마엔 상업주의와 타협하지 않으려는 고집스런 집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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