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케이로 포이에토스
그리스도 이콘들 가운데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기본적인 그림이다. 이 유형의 이콘은 단지 그리스도의 얼굴만 묘사하고 목, 어깨 등은 그리지 않는다. 그리고 긴 머리가 얼굴 양측면으로 타래 모양으로 늘어져 있고 턱수염은 삼각형 모양으로 가지런히 늘어져 있으며 때로는 끝부분이 두 가닥으로 갈라져 있기도 하다. 얼굴의 균형잡힌 용모는 도식적으로 묘사된다. 입의 아름다운 선은 육감적인 면을 조금도 볼 수 없으며 코는 매우 곧고 길며 양 눈썹은 활처럼 굽어져 있어 야자나무를 상기시킨다.
이러한 이콘은 Edessa의 군주 Abgar의 이야기에서 기인된다. 에우세비오 교회사 1권13장에 의하면 에데싸의 군주 아브가르는 사람의 능력으로는 치유될 수 없는 육체적 질병으로 인해 거의 죽게 되었다 한다. 그때 왕은 사람들이 예수의 이름을 끊임없이 입에 담으며 그분의 기적에 한결같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을 듣고는 자기 시종을 통해 그분께 겸손히 청하는 편지를 보내어 자기의 질병을 낫게 해주십사 청하였다. 예수께서는 그의 요청에 답신을 보내어 지금이 아닌 후에, 그에게 제자 중 한사람을 보내어 그의 병을 치유함과 동시에 그와 그의 친척들에게도 구원을 주실 것을 약속하셨고 또 실제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옛 비잔틴 해석에 의하면 이 답신과 함께 예수께서는 자신의 얼굴을 한조각의 린네르에 찍어 보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이콘은 하느님 육화(肉化)의 부정할 수 없는 증거물이 되었다. 즉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의 얼굴을 사람의 손이 아닌 그리스도 자신이 직접 천에 찍어 주신 것이었다. 따라서 787년의 제2차 니체아 공의회는「성상(聖像)을 존경하는 자는 그것을 통해 그에 표현되는 인물을 존경하고 있다」라고 가르치게 되었다.
2. 구세주(스빠스)
그리스도의 가슴 정도까지 그려진 이콘을 스빠스라 한다.
주님 얼굴의 표현은 화가나 그 시대 화파의 정신성을 강하게 반영한다. 이 이콘에서 풍성한 머리털은 불균형하게 좌우로 갈라져서 대담하게 늘어져 있고, 넓은 이마와 얼굴에는 힘이 충만하고 부릅뜬 눈은 정신의 깊이가 엿보이며, 굳게 닫힌 입은 의지의 강함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주님의 표정은 결코 엄한 것만은 아니다. 전능자 그리스도, 손으로 그리지 않은 그리스도의 얼굴에 비해 우아함과 자비로운 깊이를 표시하는 그리스도로서 그려져 있다. 그리고 왼손에 든 성서는 닫혀 있거나 열려 있는데 열려 있는 경우에는 대개 마태 11, 28-30의 귀절(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내게로 오너라. 네가 편히 쉬게 하리라…)이 쓰여 있기도 하다. 그리고 주님의 양 어깨를 덮은 외의(外衣 히마티온)의 힘찬 표현과 내의(內衣 키톤)의 섬세함이 대비되고 있다. 이 이콘은 지성소 앞을 가리는 이콘으로 된 칸막이인 이코노스타시스나 날개의 성화상 또는 복음서의 표지에 그려진다.
3. 전능자 그리스도
전능자 그리스도의 이콘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할 우주의 통치자 주님의 모습으로 비잔틴식 성당의 중앙 돔에 거대하게 모자이크 또는 프레스코화로 그려진다.
이 유형은 반신상으로 묘사되는데 주님은 축복하며 오른손을 올리고 있고, 왼손에는 성서를 들고 계신다. 그분의 머리 뒤의 후광 안에는 십자가형이 있고 그 세 모서리에는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글자인 A, Ω, N가 그려져 있으며 그리스도의 어깨 위 양옆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희랍어 약자인 IC, XC가 쓰여져 있다. 한편 이 이콘의 전체를 감싸는 원의 테두리에는 대개 시편 102, 19이 쓰이기도 한다.
4. 옥좌에 좌정한 그리스도
이 유형은 세상의 운명을 능가하여 관장하는 구세주이며 창조주의 신성한 위엄이 나타난다. 옥좌에 좌정하여 그의 오른손으로 강복하며, 왼손에는 두루마리나 성서를 들고 있으며 지성소를 가리는 이콘 칸막이(이코노스타시스)의 제2열에 배치되는 주님을 중심으로 한 성인들 이콘의 열(列)인 Deisis에서 성모와 세자 요한의 사이에 배치된다.
그리스도가 왼손에 들고 있는 성서의 말씀은 요한 7, 24의「겉모양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공정하게 판단하라」는 위엄에 가득찬 말로부터 시대가 지남에 따라 마태 11, 28의「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는」위로의 말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연재되는 이콘들은 전체 이콘들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곧 출판될「이콘」-신비의 미(기쁜소식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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