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교수업을 마치고 기분좋게 집에 가지만 아빠 엄마 혹은 언니가 화를 내면 공부고 뭐고 아무 것도 하기 싫어져서 잠만 자버립니다.
가정 분위기가 이럴때 나는 어떻게 이것을 극복하고 공부할 수 있을까요? 부모님과의 삭막한 관계를 어떻게 하면 부드러운 관계로 만들 수 있는지요? 그리고 우리 집에서는 내가 고3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야속하기도 합니다.
【답】
가정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로서 부모님가 자녀들이 한 몸을 보금자리입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중의 어느 한 사람의 기쁨이 곧 가족 모두의 기쁨이 되고,어느 한사람의 아픔이 곧 모두의 아픔이 되는 것입니다. 마치 몸의 어느 한 지체가 아픔으로 해서 몸살을 하듯이 말입니다.
인생에는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 즉 희로애락이 있기 마련이며 상황에 따라 우리 가정 분위기 또한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마련입니다. 언제나 우리 가정 분위기가 나를 중심으로 좋기만을 바라는 것은 이기주의적인 마음의 소산입니다. 오히려 다양한 분위기를 접하면서 보다 원만한 인간으로 성숙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가 어떠한 일을 할때 마음이 내키면 하고 내키지 않는다고 하지 않으면 이는 우리의 삶이 너무 감정에 매여 있는 탓입니다. 문제는 어떻게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고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해 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 또한 아닙니다. 우리가 어떠한 일을 특히 인간관계를 감정적으로 처리하기에 앞서 심사숙고하는 습성을 기르고 평소에 명상의 시간을 갖고 침묵속에서 자신과 진실한 대화를 통해 자신을 보다 깊이 알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볼수 있다면 얼마든지 극복될 수 있는 일이며, 오히려 가정분위기를 우리가 주체가 되어 보다 좋은 분위기로 변화시킬수도 있는 것입니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부모님께 일방적인 사랑만을 요구합니다. 물론 부모님이나 형제들로 부터 인정받는 것은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부모님들 또한 자기 자녀들로부터 존경받는 것을 가장 큰 삶의 보람으로 생각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부모님으로부터 칭찬받기를 바라는 것처럼 우리 부모님 또한 우리의 칭찬이 필요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모님이 삶의 보람을 느끼실 때 우리 가정의 분위기는 저절로 좋아질 것입니다. 이렇게 부모와 자녀들이 사랑과 존경으로 하나가 될때 우리 가정은 한 몸이라는 사실을 가슴깊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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