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론」의 저자이여 한국 신도선학의 선구자로 지칭되는 양한모씨 (72세ㆍ아우구스띠노) 의 회고록, 「마르크스에서 그리스도에로」가 최근 출간됐다. 평신도신학의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교회안에서 20여년간 평신도 신학을 연구하고 공부해온 선구자, 양한모씨의 회고록은 공산주의자로 출발했으나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거듭나면서 겪어온 굴곡 깊은 삶의 모든것을 담아 선보이고 있다.
총 4백51쪽으로 일성출판사가 펴낸 이 회고록은 일찍이 조선공산당에 가입, 19살의 나이에 투옥되는 등 사상적 방황으로 고난을 겪으면서 이 민족의 비극사와 그 궤를 같이하고 있는 양한모씨의 격동적 삶을 굴절없이 그려내고 있다.
뿐만아니라 이 회고록은 1949년 공산주의에서 전향, 진통속에서도 새로운 생을 시작한 그가 1968년 가톨릭에 귀의하면서 찾은 참 신앙과 한 사람의 평신도로서 교회와 더불어 살아온 신앙인의 날들을 기록하고 있다.
평소 자신의 과거를 뼈아프게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고백해온 양한모씨는 이 회고록에서 공산당에 입당하던 시절에서부터 남로당 핵심인물로 활약해온 가정, 그리고 1949년 9월 폭동을 눈앞에 두고 체포되면서 전향하기까지 자신이 간직해온 삶의 편린들을 밝혀내고 있다. 양회장은『역사앞에서 인간은 진실해야 한다』는 신념과 역사의 증인으로 현대사를 바로잡는 일이 중요하다는 역사의식으로 회고록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병원 출입이 잦아지면서 병고에 시달리고 있는 양회장은 이번 회고록으로 자신의 전반부 삶은 정리된다고 볼 수 있지만 20여년간 추구해온 한국 신도신학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부족할뿐이라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회고록에는 교회입문후 그가 보여준 신도신학에 대한 연구작업과 교회활동에 대한 기록은 상당히 부족한 상태라고 볼수있다. 74년 저서「복음과 사회와 교회」를 필두로「선도론」「한국천주교회 2백주년을 생각한다」「교회와 공산주의」「신도,그 하찮은 존재인가」등을 계속해서 집필한 양회장은 지난 1981년 교구설정 1백50주년 행사, 1984년 한국 천주교회 2백주년행사,1989년 서울세계 성체대회 등 한국교회 3대행사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행동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통일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오래전부터 촉구해온 양회장은 복음에 의한 민족통일이야말로 교회가 지향해야 할 통일노력이라고 강조해왔다.
쓰러지는 날까지 민족의 통일과 교회의 재결합, 그리고 신도신화의 정립을 위해 연구를 계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그는『한국의 평신도들이 좀더 열심히 공부한다면 신도신학은 보다 쉽게 이 땅에 정착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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