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의 하느님은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께서 한분으로 존재하는 삼위일체의 모습으로 계신다. 한분 하느님께서 세위격으로 존재하시는 양식은 그리스도교 교리의 최고 신비이며 인간에게 밝혀진 하느님의 계시이다. 구세사적으로 볼 때 성부는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시며 성자는 인간과 모든 피조물을 구원에로 이끄시는 분으로서 구체적으로 동정마리아의 몸을 통해 이 세상에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리고 성령은 구약시대나 신약시대에나 하느님의 뜻을 밝혀주시고 그것을 실천하도록 영적 힘을 주시며 오늘날 교회시대에는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신앙고백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 주시어 거룩한 길로 이끄시는 분이시다.
구약시대의 인간들은 하느님의 능력이 임하는 모습을 체험하며 그곳을 하느님의 영(靈), 혼(魂), 숨, 기운 등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성령은 하느님의 일을 하도록 생기를 불어 넣어 주시고 영적인 힘을 주시는데, 특히 구약성서에는 현인, 지인, 예언자들의 정신을 지도하셨다. 또 신약시대에는 예수님과 늘 함께 하셨다.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구원사업에 참여하시고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속에 거룩한 마음을 일으키시고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다.
예수님은 성령의 능력으로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시고 악의 세력을 쫓으시고 하늘나라의 기쁜소식을 선포하셨다(마태12, 28). 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성령을 부어주시어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고 악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주셨다. 성령은 예수 부활후 50일째 되는 오순절날불혀 모양으로 사도들에게 임하시어 하느님께서 하신 일을 찬미하게 하고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선포할수 있는 힘을 주셨다. 그뿐 아니라 초대교회때에는 제자들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에게 임하시어 여러 가지 은사를 주셨다.
성령은 교회시기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교회를 이끄는 이들 안에 특히 임하시며 교회를 거룩하게 하고 각 구성원들의 공동이익을 도모하게 하신다. 성령을 체험한 이들은 그것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성령은 때로는 물의 성격으로 나타나고(요한 37~38), 때로는 불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마태3, 11). 그리고 어떤 때는 기름(루가 4, 18)이나 바람으로(요한 3, 8) 혹은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로 나타난다(마태3, 16). 이러한 표현이나 상징은 하느님의 힘과 손길을 느낀 이들의 체험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성령을 물로써 체험한 이들은 하느님의 힘이 인간에게 생명을 주고 깨끗이 씻어줌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성령을 불처럼 체험한 이들은 인간의 마음을 단련시키고 정화시키는 하느님께 대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을 체험한 것이다. 성령을 기름으로 표현한 것은 하느님의 능력과 힘이 삶을 윤택하게 하고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사랑을 강하게 붙잡아 줌을 체험한 것이다. 그리고 바람으로 체험된 성령은 인간이 하느님의 사랑과 뜻을 체험하고 자유롭게 그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을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성령을 비둘기 모양으로 표현한 것은 하느님의 평화속에 새생활을 영위하는 모습을 표현해 주고 있다.
이처럼 성령을 체험한 이들의 다양한 표현들은 인간의 마음을 순화시키고 정화시키며 하느님께 대한 열정과 뜨거운 사랑을 가지고 자유로이 평화의 길을 인도하시는 성령의 정체를 드러나게 해주고 있다. 성령을 받아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기쁨을 기도로써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자신의 삶 안에 착한 열매를 맺는다. 그것은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절제의 착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이러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예수님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예수님은 이러한 열매를 맺게 하는 나무이시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이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가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요한15, 5).』
성령은 그리스도의 영이므로 그리스도와 함께 일하고 머무는 자는 이러한 열매를 맺게 된다. 그것은 곧 그리스도인의 공동생활사회생활 안에서 사랑, 기도, 봉사적인 삶으로서 변화된 생활로서 하느님의 나라를 동경하고 바라는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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