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짜리 아들을 가진 한 어머니가 이런 걱정을 늘어 놓았다. 『국민학교때에 모두 백점을 받았고 중학교 때도 거의 다 백점이었던 우리 빌 리가 고등학교엘 가더니 성적이 점점 형편없이 떨어집니다.』『못하는 과목에는 가정교사까지 대어주었는데도 별효과가 없어요.』
집안 형편은 좋은 편이었다 학교사정을 일일이 검토해본 결과 빌리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이 아니고 공부를 안하는 학생이었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큰 문제아도 아니었고 흔히 생각하듯 마약(Drug)을 하거나 나쁜 친구를 사귄것도 아니었다.
이번주엔 빌리처럼 별이유도 없이 공부를 안하는 자녀들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공부를 안하는 원인
A. 부모와의 관계
1. 부모의 지나친 기대가 너무 클때
92점을 받아온 아들을 보고『너희반에는 백점 받은 아이도 있지?』『너는 무엇이 부족해서 백점을 못받았니?』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있다.
반드시 이렇게 심하게 다루지 않더라도 1등이 아니거나 백점이 아닐때의 실망을 말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수도 많다.
우리 부모들은 1등에 집착한다. 1등, 우등, 일류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사회구조속에서 자란 탓이겠지만 제발 우리 2세에게는 그런 부담을 지우지 말고 기르기를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다.
2. 부모가 너무 바쁜 경우 자녀에겐 항상 부모의 관심과 정성이 필요하다. 어려서 공부도 잘하고 별 큰일 없이 자라니까 바쁜 부모들은 으례히 잘하려니 하고 자기들 일에만 몰두하든지 잘하거나 잘자라는 것에 별로 관심을 안쓰게 되는 수도 있다. 자녀는 공부를 못해서라도, 나쁜짓을 해서라도 부모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자녀의 잠재의식적인 심리적 현상이고 일부러 생각해서 고의적으로 그런다는 것은 아니니 자녀를 이해해주기 바란다.
3. 부부싸움이 심할 때
자녀들은 부모사이의 갈등이 잦으면 불안해 지고 가끔은 자기 때문에 부모의 갈등이 일어났나 해서 죄의식을 갖게된다. 불안과 죄의식에서 해방되려고 공상에 많이 잠기게 되며 잡념도 늘어가기 시작한다.
4. 야단이나 구박을 자주 받고 자라는 자녀
부모는 아무리 사랑한다해도 그 사랑의 표현이 야단, 잔소리, 구박으로 나타나고 또 그것이 심해지면 자녀는 자연히 본인의 가치를 잃게 된다. 간혹가다가는 그 야단이 반드시 부모가 아니고 돌보아주는 어떤 어른(부모대리로 있는분)이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자녀 자신이 자기평가를 낮게하면 자녀는 자연히 자신을 잃게 된다. 자신을 잃은 사람이 누구나 공부를 안하려고 드는 것은 사실이다.
5. 너무 감싸주는 부모
부모자신이 너무 고생을 했거나 자녀에게 죄의식이 있는 부모는 자녀에게 필요이상의 옹호로써 감싸주기 시작한다. 이것도 부모의 잠재적인 심리적 작용이니 부모가 일부러 그러는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부모자신이 자신에게 너그럽기를 바란다.
B. 열등의식(Low Self Esteem)
열등의식이 있는 자녀는 첫째 어려운 것은 무엇이든지 하려고 들지를 않는다. 어른이 볼때는 어려울것이 하나도 없고 하면 되는 것이라도 아이 자신에게는 다르게 느껴진다.
전에 그것을 했다가 야단을 맞았거나 좋은 결과를 갖다주지 않은 여러 경험이 있었으면 더욱 그렇다. 해봐서 실패하여 무슨 봉변을 당하느니 처음부터 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으므로 실패의 쓴 경험을 맛보기 싫어서라도 처음부터 하려고 들지를 않는 것이다.
▨부모가 도와줄 일
1. 자녀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그아이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한다.
공부 잘하는 자녀를 인정하기란 쉽고 또 자랑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자녀가 공부를 안할수록 그 아이의 참가치가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 주기 바란다.
2. 자녀가 감당해 나갈 수 있는 기대를 해야한다.
지금 현재 C정도 하는 자녀를 보고 A를 해오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이다. 또 자기방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사는 아들에게 집청소를 하라는 것도 지나친 기대일 것이다. 자녀가 지금 현재 감당해 나갈수 있는 것이 아무리 적더라도 작은일에서부터 칭찬을 시작, 약 6개월은 거기에 치중해야 한다. 6개월후 다음 단계에 기대를 걸기 바란다.
3. 상을 주는 일
가끔「백점을 받으면 1만원을 주겠다」부터 시작하여「올백점을 받으면 옷을 사주겠다」등의 기막힌 상을 앞에 놓고 공부를 시키는 부모들을 보았다.
이것은 교육상 정말로 해롭다는것을 명백히 밝히고 싶다. 잘하는 일에는 칭찬이 따라야 한다. 어려서 잘했다고 부모가 스티커(Sticker)를 준다든지 작은 선물을 사준다든지 하는 것은 교육상 좋을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칭찬이 아주 많은 후에 해야지 그냥 선물을 사주면 나중 이 아이는 선물 때문에 공부하는 자녀로 변할 우려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즉「왜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나」에「부모가 옷ㆍ시계를 사주기 때문에」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내가 배우고 싶고 나자신이 배워서 알고 대학교 가고…등등의 내부적인 배움의 갈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4. 같이 앉아 시간표를 짜볼것
자녀가 80%이상은 혼자 할 수 있도록 또 80%이상이 자녀의 생각으로 짜여진 시간표에 의하여 체계있는 생활을 실천토록 지도하기 바란다.
▨결론
아기는 나서부터 자기 주위의 모든 것을 배우려고 태어났지 처음부터 배우려고 들지 않는 아기는 없다.
도중에 환경의 지배를 받으면서 그 환경이 너무나 가혹할 때 자신을 잃는 자녀가 많다. 그 환경중에서 제일 크고 무섭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이 바로 부모가 자녀를 다루는 태도이다. 자녀가 몇 살이든 늦은나이는 별로 없으니 위에 제시한 부모의 할 일에 정성을 들여서 먼저 칭찬을 아끼지 말고 자신감을 줄 수 있게 정성을 쏟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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