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많이 하셨어요』
『얼마나 기쁘세요』
『혼자 서원을 하시니 조금 쓸쓸하시겠다』
『축하드립니다』
수많은 축하와 격려의 말들을 듣던날 서원이라는 단어를 다시 체험한다. 마음과 기억안에 그동안 곱게 쌓여있던 양성기간의 삶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4년전 외방선교회는 반대라고 우기시던 아버님 앞에서 무척이나 간절히 부탁했었고 찬성반 반대반의 가족회의 결정 앞에서도 가야한다는 일념에서 기도와 설득으로 결국에는 승낙을 얻어 수녀원에 입회하던 날 그토록 섭섭해 하시던 아버님은 가방을 들고 수녀원까지 바래다 주셨다. 잘 살라는 말과 함께 서원식날 그 누구보다도 기뻐히 셨던 분은 아버님이셨다.
평범한 가정에서 구교집안의 행운으로 유아세례를 통해 하느님을 일찍 알게 되었지만 수도생활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그것은 수도생활이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삶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날 저녁 동생과 밥을 먹으며 나눈 몇마디의 대화속에서 나온 골롬반수녀회, 동생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을 때 조차 무심했던 그곳에 그 다음 성소주일 동생대신 나는 참석했었다.
입회하면서 부딪쳤던 음식, 언어, 새로운 문화와 환경 안에서 내 신앙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고 신앙의 삶안에서 체험되는 신비를 경험하면서 삶의 중심이 되시는 주님을 내 친 구로 내 아버지로 경험하고 인정하게 되었다.
선교의 삶에 대해서도 개인적이지만 절박한 필요성과 함께 모든 이들을 부르고 계신 하느님 손길에 대해서 느낀다.
선교사의 마음은 마치도 여름의 내리쬐는 햇빛으로 타들어가는 땅에 물을 주는 호스의 역할이며 결코 손이 미치지 않아 물이 닿지 않는 눈물에 미치는 땅들을 안타까이 보는 그런 마음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인 수녀로는 네번째 서원을 하게 되었는데 세 분의 좋은 선배수녀님의 모범이 먼 곳에 비록 떨어져 있지만 내게 희망과 자극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나를 많이 도와 준것은 집에서 주시는 기도와 관심이었다. 가족으로 부터 받는 기도와 사람이 어려운 고비에서 마다 힘이 되고 용기를 주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스물이 갓 넘은 천방지축 한 여인네를 반가이 맞아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체험하도룩 도와주신 골롭반회 모든 수녀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