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우리 주변에서는 젊은부부들의 이혼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부부끼리만 갈라서는게 아니라 아이까지도 서로 책임지지 않겠다고 티격대는 경우도 없지 않다. 아파트 촌에는 아이를 두고 가 버린 엄마 대신 할머니가 아이를 맡아 기르는 집이 한둘은 있게 마련이다.
강우석 감독의 영화 「미스터 맘마」도 이런 실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시작된다. 결혼해서 돌도 안된 아이를 둔 주부가 어느날 쪽지한장 달랑 써놓고 무단 가출을 해버린다. 도대체 집안일이라 고는 아는게 하나 없는 형준(최민수)은 달랑 남겨진 아기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몰라 좌충우돌한다. 결국 아기를 데리고 직장에 출근하면서 갖가지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벌어진다.
직장의 동료 영주(최진실)는 가장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현대 여성. 그녀는 애없이도 둘만의 결혼생할을 할수 있다고 자부할만큼 진보적인 의식의 소유자로 진보적이고 우아한 삶을 꿈꾼다. 이런 그녀에게 직장에 애까지 데려오는 형준은 불완전한 남자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를 둘러싼 사건들이 연속되면서 영주는 자신의 이기적인 사고와 완전한 조건의 남자에 회의를 느끼고、사랑이란 불완전한 가운데 이해하고 양보하는 속에서 싹튼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다.
가장 대표적인 여피족 여성이 소시민적 사랑에 눈뜸으로 형준과 영주가 한쌍의 부부로 맺어지는 해피앤딩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런 내용은 물론 독창적인건 아니다. 몇해전 프랑스 영화 「아기바구니와 세남자」가 국내에서도 히트하면서 비슷한 주제의 「베이비 영화」가 유행의 물결을 탄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미스터 맘마」역시 아이를 둘러싼 요즘 젊은이들의 행태에 초점을 맞춰 웃음을 유발시키려는 발상의 코믹영화라고 할수 있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고 신선감을 안겨주는 이유는 바로 이 시대에 뿌리를 둔 우리들의 이야기를 명상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숱한 한국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외면을 당한 저변에는 현실과 생활을 무시한 허황된 소재들을 다룬데 있다고 볼때, 「신씨네」 라는 젊은 영화집단이「결혼 이야기」의 히트에 이어 내놓은 「미스터 맘마」는 일단 기획의 참신성물 높이 살만 했다. 두번째는 헐리우드의 강도 높은 액션과 홍콩느와르의 폭력영화가 난무하는 요즘 극장가에서 다시 부부 가족 등 인간문제로 시선을 돌린 「휴먼드라마」라는 점에서 호감이 간다. 상황 자체는 가벼운 웃음을 촉발시켜 관객을 모아보자는 코믹한 영화지만、그 웃음 뒤에는 날로 삭막해지고 파괴되어가는 인간관 계와 가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케하는 여운이 드리워져 있는게 이 영화의 강점이다. 강우석감독은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기 보다는 일상의 작은 사건들을 통해 잔잔한 웃음을 번져나게 함으로써 메마른 현대인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고 있다.
스토리의 전개나 반전에서 여러곳 무리가 보이기도 하지만、최민수 최진실 콤비의 연기가 상큼하고, 특히 생후 8개월된 꼬마주인공이 관객의 시선을 잡아끌만큼 깜찍한 것도 이 영화의 볼거리다.
이제는 우리도 마구잡이로 죽이고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보다도 인간적인 정서와 사랑을 담은 휴머니즘 영화를 통해 훈훈한 감동을 맛보았으면 한다. 분명 현대의 가정은 병들어 가고 있는 만큼、가톨릭의 ME같은 부부일치ㆍ운동이나 가정회복 프로그램이 좀 더 활기를 띠었으면 하는 바람을 「미스터 맘마」를 보면서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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