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본 본문은 레지오의 장군인 성 베드로에 대해 다른 수호성인들보다 훨씬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레지오는 교회의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단체이며 교계제도에 충성심을 드러내는 단체이기에 으뜸 사도이며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를 그냥 간과할 수는 없겠다.
그의 생애를 살펴보기로 하자. 베드로는 갈릴레아 지방 티베리아 호수에 인접한 마을 벳사이다 출신이다. 어부인 요나의 아들로 태어나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어부 생활을 하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분의 제자가 되었다.
그의 원래 이름은 시몬이었으나 예수님이 그에게 베드로 또는 아람어로 게파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는데(요한 1, 42) 이는「바위」라는 뜻이다. 이러한 이름은 그의 강한 성격에도 어울리지만 후에 예수님이『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마태 16, 18)라고 하심으로써 그의 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셨다.
베드로가 사도를 중에서 지도자적 역할을 담당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수께서 베드로에게『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있을 것이다』(마태 16, 19)고 하셨다. 이 말씀으로 가톨릭교회는 베드로가 첫번째 교황이며, 교황권의 우위성을 입증하는 근거로 이해한다.
성서에서 그의 이름은 사도들의 명단 중 언제나 먼저 기록되었으며 다른 어떤 사도들의 이름보다 빈번히 복음서에 나타나고 있다. 베드로는 사도들의 대변인 역할을 했으며 예수님의 주요 행적에는 항상 그가 함께 자리한다. 베드로는 자신의 장모가 치유되는 장면의 목격자이며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의 증인이고 예수님이 야이로의 딸을 살려냈을때도 함께 있었으며 게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이 번민에 싸여 기도하고 있을 때에도 함께 있었다.
또한 예수님은 자신과 베드로를 위하여 성전세를 바쳤다(마태 17, 24~27). 천사는 예수께서 부활하셨음을 알려주면서 베드로에게 전하라고 하였다(마르 16, 7). 예수님 사후에 베드로는 유다스의 후계자를 뽑는 모임을 마련했으며(사도1, 15~26)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참석했던 예루살렘 공의회를 주관하고 논쟁을 잠잠케 하는 연설을 하기도 하였다(사도 15, 6~12).
복음서에 기록된 그 밖의 많은 일화들이 베드로의 지도자적 역할을 명백히 해주고 있으며 그는『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요한 21, 16~17) 하신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에 순종하였다. 어쨌든 베드로는 그리스도 승천 후 신도들을 이끈 으뜸 사도이고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한 첫 사도이며 기적을 행한 첫 사도로서 설교로 많은 사람들을 개종시켰다.
베드로는 여러 가지 강점을 지닌 반면에 때로는 인간적인 결함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성급한 그의 성격은 대사제의 종의 오른쪽 귀를 잘라버린 사건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요한 18, 10 참조). 그는 메시아적 사명을 잘못 이해하여 예수님의 꾸지람을 듣기도 했고(마르 8, 33) 스승을 부인하는 비겁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점들 중 그 어느 것도 예수께서 그에게 부여한 역할의 중요성을 감소시키지는 않았다. 그는 43년경 헤로데 아그리빠에 의해 투옥되었으나 천사의 인도를 받아 피신하여 소아시아 및 안티오키아에서 선교하였다.
초기 전승에 의하면 그는 로마로 가서 초대 주교가 되었고 네로 황제의 박해 중인 64년경에 바티칸 언덕에서 십자가형을 받았다.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는 그의 무덤이 있다. 순교 직전에는『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로 널리 알려진 주님의 발현을 보았다(한국가톨릭대사전 4백65~4백66쪽 참조 가톨릭 성인 사전 3백44~3백45쪽 참조).
레지오 교본 본문은 성 베드로의 이름을 수호성인 호도에 넣는 데 대한 레지오의 결의문을 인용하고 있다.『사도들의 으뜸인 성 베드로는 사도직 단체의 탁월한 수호자다. 그분은 초대 교황이었고 아울러 역대 교황으로부터 현 교황에 이르기까지의 빛나는 계보를 대표한다. 우리는 성 베드로에 대한 호도를 바침으로써 믿음의 중심지요, 권위와 규율 및 통일성의 원천인 로마 교황에 대한 레지오의 충성심을 다시금 드러낸다』(교본 85~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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