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복음서의 제2의 앙화에 해당될 절은 23장 14절『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과부들의 가산을 집어 삼켜버리고는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를 길게 늘어놓는다. 이 때문에 너희는 더 엄한 벌을 받을 것이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 14절은 이른바 불가따 성서에만 들어있고 대부분의 사본에는 14절이 빠져 있다. 이 귀절은 마르코복음서 12장 40절(대목 297 참조)을 필경사가 마태오복음서에 집어넣은 것으로 성서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그 목적은 아마도 8가지 행복론(마태 5, 3 이하 )과 짝을 맞추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태오복음서에서 7이라는 수가 특징인 것을 감안한다면 7가지 앙화론이 본래의 원본이며 오히려 8가지 행복이 아니고 본래의 원본에는 7가지 행복론을 나열했을 것이라는 학설이 있다.
그것은 제2의 행복(공동 번역에는 제3행복)「온유한 사람」항의 주석으로 필경사가 난 외에 써 넣은 것이 후대에 본문으로 삽입되었다는 설이다.
하여튼 마태오복음서에서 7이란 수는 상당히 귀중하다.
우선 예수의 족보에 7의 배수 14대씩 3번 나열되었고(대목 20 참조), 주의 기도에 7가지 청원(대목 72 참조),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는 7가지 비유(마태 13장), 7번씩 70번의 용서(마태 18, 22), 마태오복음서 전체 7단계 구분 (①유년시기 1~2장 : ②하느님 나라의 프로그램 선포ㆍ산상교훈 3~7장 : ③복음 전파 8~10장 : ④부닥칠 난관과 하느님 나라의 성장 11장~13, 52 : ⑤하느님 나라 공동체의 생활 규범 13, 53~18, 35 : ⑥직면할 반대 19~25장 : ⑦수난과 부활의 승리 26~28장). 그러니 행복론과 앙화론도 7의 수가 마태오복음서 취지에 맞을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제2 앙화대목을 살펴보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은 이 대목에서 종교에 파묻혀 다른 사람들을 사갈시하는 유다인 전체는 대명사로 취급된다. 특히 그리스도교가 퍼져 있는 해외 이산 유다인 중에서 골수 유다교파들을 겨냥한 말이다. 사도교회 시대에 그들의 유다교 전교열은 대단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도교를 적대시하였다.
그들은 옛 조상 때부터 하느님의 백성이란 자부심에 겨워 이교도들을「하느님을 모르는 자들」이란 딱지를 붙여서 경멸하였고 이교도들과의 접촉마저도 부정을 하는 것으로 율법화하였다. 사도시대에 와서는 조국을 떠난 소위 이산 유다인들은 이교도들 사이에 살면서 종교적인 배타심을 누그러뜨려 이교도들을 유다교로 개종시키는 선교활동에 종사함으로써 자기들이 유다교에 충실함을 드러냈다.
이렇게 해서 할례를 주고 유다교 회담 예식에 참석할 권리를 주는 등 유다 공동체에 받아들였다. 이 사람들을 개종자라는 특별 호칭으로 불렀다. 그러나 할례를 받지 않고 단순히 유다교를 믿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런 사람들을 개종자와 구별하여「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란 명칭으로 불렀고 이들은 자기네 공동체에 넣어주지 않았다.
오늘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사람은 곧 개종자를 뜻한다.「너희는 겨우 한 사람을 개종시키려고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개종시킨 다음에는 그 사람을 너희보다 갑절이나 더 악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고 있다」. 예수께서는 유다인들의 편협적이고 옹고집으로 굳어진 종교관을 질타하였지만 유다인들의 설교로 개종한 자들은 한 술 더 떠서 유다인보다 더 유다적으로 다른 사람을 미워하였다.
특히 유다교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람들을 배반자로 몰아세웠다. 사도 바오로도 개종 전에는 유다교 개종자였을 때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으로 자기의 스승 가말리엘보다 더 악랄하게 그리스도교를 방해했었다(사도 26, 9~11).
바오로는 개종하여 사도가 된 후 가장 많이 박해를 받은 것이 바로 유다교 개종자들한테서였다. 하느님 나라의 성장을 가로막고 박해하는 죄가 얼마나 중대한 것인가를 예수께서는 선언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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