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책임 회피적인 이기주의 겉꾸밈 자리 다툼 등 표리부동한 위선에 대한 책망이 있은 다음 그들의 부도덕한 물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출애굽기 22장 21절에 과부와 고아들의 보호법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과부와 고아를 괴롭히지 말라. 너희가 그들을 괴롭혀 그들의 울부짖는 호소가 나에게 들려오면 나는 반드시 그들의 호소를 들어주리라』(이사 1, 7ㆍ23: 10, 2 참조).
같은 시대의 문헌들을 보면 그럴 듯한 구실을 붙여 착취하는 일은 혹독한 비난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그들은 가난한 자들의 재물을 삼키고는 정의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들이 정의를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행동을 비난한 것을 보면 그들이 힘없고 가난한 자들의 재산을 빼앗아 먹는 것이 오래 전부터의 관습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악습을 사회적으로 고발하는 사람이 없었을 따름이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경건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하여 장시간 동안 기도를 한다. 그들은 늘 사람들이 보는 공공연한 장소에서만 한다. 그들은 기도할 때에 경건하게 보이려고 머리에 재를 로 울기도 한다. 자기들의 경건성을 보이고 사람들의 신뢰심을 얻기 위해서이다.
예수께서는 이미 복음 전파 초기에 제자들에게 이와 같은 위선적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마태 6, 7). 그들은 이와 같은 외적인 경건성을 밑천으로 가난한 자들을 수탈하는 죄악을 일삼는다. 과부들의 법적 보호를 핑계 삼아 이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의 재산을 몽땅 삼켜버린다. 이러한 짓은 위선자들은 엄한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예수께서는 지금 유다인들의 잘못을 타박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앞으로 그들을 대신하여 하느님의 백성을 맡을 제자들이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을 준비시키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사항들을 지적하는 것은 하느님의 이름을 들어 인간적으로 종교생활을 하면 아무라도 위선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선에 빠지게 되는 바탕은 하느님보다 인간을, 다른 사람보다 자기를 앞세우는 오만과 우월감이다. 그래서 주님은 여기서 제자들에게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다.『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말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 또 이 세상 누구를 보고도 아버지라 부르지 말라.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뿐이시다. 또 너희는 지도자라는 말도 듣지 말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다.』
예수께서는 이미 참으로 높은 사람이 누구냐라는 문제에 대하여 세상에서 낮은 사람 취급을 받는 사람이 하늘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다라는 말씀을 하신 일이 있다(마태 18, 1~5). 그리고 무릇 통치를 맡은 사람은 지배하려고 하지 말고 남을 섬기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마태 20, 25~28). 한 마디로 높은 자리를 탐하지 말라는 교훈인데 유다인들에게 영예스러운 명칭은 랍비(스승),아버지. 선생님(지도자라고 번역되었음)이라는 호칭이다. 여기서 스승과 선생님은 우리말에서는 같은 말인데 같은 말이 두 번 다른 뜻 같이 나오는 것은 첫번째 스승 즉 랍비는 유다인 사회의 호칭이고 나중의 선생님은 사도시대 초대교회의 호칭이다. 그러니 마태오가 이 글을 쓸 때에 교회 안에서의 문제점을 생각하면서 썼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세상에서 아무 보고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말라는 말씀은 구약시대의 명예 호칭을 가리킨다. 구약시대에는 제관(판관 17, 10) 예언자(열왕 하 2, 12). 왕(열왕 하 6, 21:13, 14)들이 아버지라는 명예 호칭으로 불리었다. 교회 안에서는 이러한 호칭에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 모두가 형제들이며 이 형제들은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의 자녀들이다.
「위대한 분」이라는 뜻을 가지는 랍비는 하느님 한 분뿐이며 우리를 가르쳐 인도하는 분은 메시아 그리스도뿐이다.「너희 중 으뜸 가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이고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낮추는 사람이 높은 사람이다」라는 말씀은 교회생활의 영성적인 골자를 이루면서 복음서에서 제자들에게 주는 훈시에는 후렴처럼 붙어 있다(마태 20, 26:루가 22, 26:14, 11:18,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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