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수교이후 중국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고 조퇴고 있는 가운데 교회내에서도 한국교회의 신앙에 큰 영향을 미친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 광안본당의 이재하(시몬)씨가 본사에서 주최한 중국성지순례에서 체험한 바를 사진과 함께 보내왔다. 이에 본보는 이글을 연재한다.
평소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 알고 싶었던 나라 중국에 간다는 것이 꿈만 갈았다. 보잘것 없는 나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그분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비행기에 올라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누가 나에게 중국에 다녀온 인상을 묻는다면 나는 어떻게 답변을 할까? 중국은 참으로 대국이다. 국토가 남한의 96배、한반도의 44배나 된다. 이번 여행에서는 사막지대와 장백산맥 그리고 황하와 양자강 유역 일부지방만 돌아본 탓인지 비행기로 한두 시간을 달려도 산은 보이지 않고 논밭과 곧게 뻗은 도로、드문드문 나타나는 집단부락만 볼 수 있었다. 여러 공항에 내려 사방을 둘러보아도 산이나 구릉을 볼 수 없었음은 마찬가지였다.
중국의 인구는 11억인데 그중 94%가 한(漢)민족이고 나머지 6%가 55개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하나가 조선족으로 불리는 우리민족이다. 지금 조선족은 약 2백만명이라 하며 주로 옛 간도인 연변지구에 살고 있으며、조선족자치주를 이루고 있다. 연길같은 곳에서는 우리말을 쓰고 있는데 일반상점이나 음식점 심지어 관공서에도 한글간판이 걸려있다. 중국인들은 위대한 민족이다. 그들은 중화민족이라는 자부심과 중화사상으로 뭉쳐 좌익도 우익도 아닌 그들만의 사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중국인은 민족주의적 공산주의는 될지언정 국제공산주의는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나는 믿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의 본능에 상반되는 공산주의를 채택하다보니 모순도 많다. 우선 우리가 상점이나 관공서같은데 들렸을 때 그들이 몹시 불친절함을 느낀다. 그들은 정원이거나 회사원이거나 모두 국가공무원이기 때문에 하루 8시간 노동만 하면 월급이 나오고、친절하게 물건을 많이 팔았다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승진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능률이 떨어짐은 당연하다 하겠다.
주택난、산아제한제도、대학을 졸업해야 도시로 이주가 가능한 교육제도 등 공산주의가 지닌 모순들을 중국 각지를 여행하면서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중국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간략히 개괄하였다. 지금부터는 일정에 따른 여행기를 적어볼까 한다.
92년 6 월 30일 (火)
9시 정각 서울을 출발하였다. 항공로를 따르는지 많이 남하하여 황해를 건너는 것 같았다.
1시간 55분만에 상해에 도착했다. 시내로 들어오면서 본 상해는 내가 생각하던 화려한 국제도시가 아니고 번잡하고 좀 더러운 도시로 느껴졌다.
상해의 총인구는 1백30만 명이고 시내에만 80만이 살고 있다. 이곳에 등록된 자전거수가 7백50만대가된다고 하니 어디를 가나 자전거 행렬이다.
상해에서 점심을 먹고 제일 먼저 찾는 곳이 변두리에 있는 초라하고 작은 김가항(金家港)성당이다. 이 성당이 바로 김대건 신부님이 사제서품을 받은 곳이다.
김씨성을 가진 중국인이 많이 살고 있어 김가항천주교회라 부르며 이곳 주교도 김씨라고 한다. 또한 이 성당에는 김대건 신부님의 척추 뼈 하나가 정성스럽게 봉인되어 있다.
이곳에서 우리 일행은 목포에 계시는 노(魯) 신부님과 함께 미사를 올렸다. 그리고 미사후 82세의 인자한 노(老)신부님의 조촐한 차 대접을 받았다.
상해에는 현재 약 13만 명의 천주교신자가 있으며 1966년부터 13년 동안 일체 종교활동이 금지되었다가 1979년 북구 되었다고 한다.
중국의 천주교회는 물론 로마가톨릭이 아니며 소위 중국의 애국교회이다. 중국 정부에서 임명된 신부가 사목을 하고 있으며 지하성직자가 있다고는 하나 알 길은 없었다.
중국 교회는 현재 신자수가 증가 추세에 있으나 신부가 태부족인 실정이다. 상해에 신학원이 하나 있으며 약 1백50명의 신학생이 있고 수녀도 70-80명 정도 있다고 한다. 중국에는 신앙의 자유는 있으나 선교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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