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7월 1일 (水)
상해를 출발하여 장춘으로 가는 중국민항기에 올랐다. 산동반도를 지나 가도 가도 농토와 평야, 간간이 보이는 집단부락 뿐이다.
호텔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팔가자(八家子) 천주교회를 찾았다. 팔가자성당은 김대건 신부가 우리 사신들을 수행해온 김범우(방지거)를 만나기 위해 여러번 들렀던 곳이다.
장춘시내에서 1시간이상 시골길을 달려 팔가자성당에 가까이 갔으나 기후와 도로사정이 여의치 않아 되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시내로 돌아와 남호공원엘 들렀다.
92년 7월 2월 (木)
연길로 가는 비행기 창을 통해 보이는 장춘(長春)은 녹지공간이 많아 아름다웠다.
오후 3시 30분에 연길에 도착했다. 이곳이 연변 조선족자치주의 주도(州都)다. 연길에 붙어있는 모든 간판은 한글 아래 한자가 쓰여있다. 조선족국민학교, 중학교가 있으며 심지어 연변종합대학에서는 우리말로도 수업을 한단다.
오후 4시경 도문(圖門)으로 출발하였다. 도문은 약 1백23만의 인구가 살고 있는데 그중 56%가 조선족이라 한다.
도문에서 두만강변을 거닐며 북한 땅을 보았다. 우리 일행은 북한 땅을 주시하며 이북동포와 신자들을 위해 기도드렸다. 연길로 돌아오는 길에 연길 천주교회에 들렀다. 공소 같은 작은 성당이었다. 조선족 할머니 몇분이 반가이 맞아주었다.
92년 7월 3일 (金)
오늘은 백두산에 등반하는 날이다. 아침 식전에 호텔을 출발하여 용정(龍井)에 도착하여 이북식 아침을 먹었다. 옛날에 먹던 콩나물, 두부, 된장국 등 모두가 입에 맞았다.
용정은 일제때 우리 독립지사들과 북간도로 이주 간 조선족이 살던 눈물어린 곳이다. 지금은 70%가 조선족이라 한다.
백두산으로 가는 길은 원시림을 사이에 둔 비포장 도로였다. 낙엽송, 자작나무 전나무 등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오후 2시 해발 2천m 지점에 도착했다. 차를 갈아타고 2천5백m 지점에 도착한 후 1백m의 급경사를 걸어가야 했다. 화산재가 몹시 미끄럽고 공기가 희박한 탓인지 숨이 많이 찻으나 천지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기를 쓰고 단숨에 정상을 올랐다.
그러나 짙은 안개로 천지의 수면을 볼 수 없었다. 아쉬움과 실망감이 교차되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본 천지 일대는 황색과 흑갈색 화산재로 뒤덮혀 있었고 연녹색의 이끼가 끼어 있었다. 7월초인데도 흰 눈이 곳곳에 보였고 그 사이 사이에 흰색 보라색 분홍색 등의 고산식물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장백폭포와 유황온천을 구경하고 하산했다.
92년 7월 4일 (土)
오전 9시 호텔을 출발하여 귀로에 올랐다. 안도현이라는 곳에 도착하여 조선족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곳에는 조선적이 꽤 여러집 사는것 같았으며 냉면에 소고기 개고기 등을 푸짐하게 먹었다. 집구조는 우리의 옛 시골집과 별로 다른 점이 없었다. 시골집 변소, 무쇠 솟, 돼지우리 등을 볼 수 있었다.
92년 7월 5일 (日)
오전 8시 30분 중국민항기를 타고 연길에서 심양으로 출발하였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끝없이 펼쳐진 평야 시야에 들어올 뿐이다.
이곳 심양에는 조선족소학교가 13개, 중학교 6개가 있다고 한다.
고궁(故宮), 요령성천주교애국회 성당, 박물관 등을 둘러보았다.
92년 7월 6일 (月)
약 1백80만 평이나 되는 북능공원을 구경하고 서안(西安)으로 향했다. 서안은 옛 장안(長安). 진나라 한나라 당나라 등 1천1백년의 도읍지이며 3천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 서안은 진시황, 양귀비, 현장법사, 진시황릉병마도용 등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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