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의 삶이 고달프고 힘들지라도 가난하고 소외된 내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
가정복지 봉사원 성창희(마리아ㆍ56ㆍ서울 서교동본당)씨가 새로운 하루의 출발에 앞서 항상 다짐하는 말이다.
1남 1녀를 둔 가정주부로서, 한 회사에 다니는 사원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성창희씨는 틈틈이 시간과 정성을 모아 무의탁 거택보호 대상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성씨가 하고 있는 가정복지봉사원이란 질병. 장애. 노약 등으로 인해 혼자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무의탁 생활보호대상 노인의 질문 방문해 말벗 가사보조, 병간호 등의 서비스를 하는 사람을 말한다.
『아무리 내 생활이 바쁘고 힘들어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봉사가 아닙니까? 단지 하느님께서 주신 육신을 조금 움직여 하는 일에 무슨 여건이나 물질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반문하는 성씨는 올해로 4년째 한국 노인복지회 소속으로 가정봉사원 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할머니 7명, 할아버지 2명 등 총9명의 노인들을 돌보고 있다.
일주일에 최소한 한번 3시간정도 노인들을 각각 방문해 빨래, 음식장만, 의료봉사, 행정봉사 등의 활동을 펼치는 성씨는 지난 85년부터 공무원인 남편의 박봉에 보탬이 되자 「풀무원」영업사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하루 종일 가만히 앉아 있을 시간이 없지요. 부지런히 아침을 해놓고 출근해야 되고 하루에 적어도 한두명의 노인들을 찾아 뵈야 하니 아주 바빠요. 그러나 봉사를 통해 제자신이 배우는 것이 너무 많고 배움이 즐거워 피곤한 줄도 모르고 다니지요.』
성씨는 봉사를 통해 자신과 가족만을 위한 이기심에서 탈피하고 질서와 양보의 정신을 생활 곳곳에 뿌리내리게 됐다고 밝힌다.
오늘도 성씨는 봉사하면서 정직하고 아름답게 살라는 친정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퇴근후 한 할머니를 방문하러 나선다.
동네의 친목계에서 노인들을 위해 마련한 돈이나 동사무소에서 지급하는 생활비나 쌀을 이곳저곳을 들르며 거둔 성씨는 할머니에게 들려줄 즐거운 얘기들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오늘 찾아간 곳은 성씨가 돌보는 노인중 가장 나이가 많은 함수만 할머니(76세)네 집으로 함할머니는 1평반짜리 전세 2백만원의 지하셋방에서 혼자 살고 있다.
『친딸같지요. 말벗이 되어주고 건강도 살펴봐 주고 이러게 된장이며 밤같이 먹을 것도 가져다주고 뭐라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고…』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함할머니는 6ㆍ25전쟁 당시 북한에 자녀들을 남겨두고 남편과 단둘이 남하,10여년전 남편이 작고한후 홀홀 단신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함할머니는 건강해서 행복한 노인들은 정말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불쌍하고 안타까워요. 어떤 봉사원은 자신은 그 정도의 여유는 없다는 성씨는 그래도 수입의 일정부분을 떼어 노인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내가 입을, 것 먹을, 하고 싶은 것 다하고서는 봉사하지 못하지요 또 억지로 시켜서도 하지 못합니다. 우러나오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아끼고 절약해서 봉사를 실천해야 되지요』
성씨는 앞으로 자신이 움직일 수 있음 동안 가정복지 봉사원으로 활동하겠다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불우한 노인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나누어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어 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가정복지 봉사원을 87년 민간노인복지기관인 한국노인 복지회가 처음 실시한 이후 현재 은천노인상담소, 서울시 중부, 남부노인종합복지기관, 우리모두복지사회를 포함한 몇몇 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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