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아 평신도 회의는 4박 5일간의 공식 행사를 마감하면서「제1회 아시아 평신도 회의 선언문」과「아시아 평신도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와「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보내는 서한문」을 채택 발표했다. 참가자 전원의 이름으로 채택된 이번 선언문과 메시지, 서한문은 사회교리 실천을 위한 각국별, 지역별 회의 결과를 토대로 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대표들이 모여 작성한 것으로 사회교리 실천을 위한 평신도들의 투신과 다짐, 이를 위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을 담고 있다.
⊙…아시아 평신도 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은 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등 각 지역별로 뚜렷한 정치 경제 문화적 특색을 보여주었다. 동아시아는 비교적 정치제도와 경제가 안정된 반면 동남아시아는 한창 개발도상국으로서의 활기가 넘쳐 흘렀으며 인도와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네팔 등 남아시아국가들은 정치 경제적인 불안정은 물론 인종간 종교간의 갈등이 심각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특별한 격려를 받기도.
◆미얀마 베트남 등 불참
⊙…이번 회의에 참가 예정이었던 국가 중에서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가 불참해 모든 참가국들이 아쉬움을 가졌는데 특히 미얀마는 이번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정부에서 비자를 내주지 않다가 9일에야 발급해 주는 바람에 끝내 참가할 수 없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미얀마가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 평협은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쉬워했는데 미얀마 주교는 한홍순 교수를 통해 아시아 평신도 회의 참석자들에게 회의의 성공을 기원하고 참석할 수 없었던 섭섭함을 대신 전해달라고 요청해 오기도.
◆상징적 예물 봉헌 눈길
⊙…회의 기간 중 매일 봉헌된 미사에서는 모든 예물 봉헌이 지역별 국가별 특산물과 상징을 가진 예물로 준비돼 관심을 끌었다. 방글라데시는 자국의 가난한 노동자들을 상징하는 토기를 봉헌했고 인도는 흔들리는 불꽃을 봉헌하며 인도 교회의 불안정한 교회 상황을 또 스리랑카는 불의로 고통 받고 있는 가난한 농어민들의 깨우침을 상징하는 책을 각각 봉헌하며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 다짐도 함께 봉헌하는 듯했다.
◆국별 지역별 회의 활발
⊙…무엇보다 아시아 평신도 회의는 사회교리 실천을 다짐하고 연대와 협력을 다짐하는 회의로 진행된 만큼 각 국별, 지역별 회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으며 참가국 나름대로의 사회교리 실천 방안을 내놓았다.
국별 보고에서 한국 대표들은 지도자 양성을 위한 책자를 발간하고 교구 평협을 통해 본당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내년도 홍콩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 회의에서 진척 상황을 보고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홍콩의 경우 가난하고 소외 받는 사람들에게 사회교리를 더 잘 가르치기 위한 양성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보고를 했으며 마카오는 사회교리를 단순화시켜 쉽게 신자들이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공식 회의를 마감하는 8일 아시아 평신도 회의를 주관한 한국 평협 이관진 회장은 이번 회의를 마감하는 폐회 인사를 통해『이번 회의 기간 중 민족과 문화는 달라도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한 형제 자매임을 느끼는 귀중한 시간이 된 것은 물론 서로 협력하고 나누는 연대를 통해 아시아 평신도들에게 맡겨진 교회의 선교 사명에 보다 강력하게 다가서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하고『교회의 가르침으로 재무장하고 세상을 복음화시키는 도정에서 협력자로서 조언자로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자』고 인사, 박수갈채를 받았다.
◆제2차 회의 개최 희망
⊙…이어 이번 아시아 평신도 회의가 개최할 수 있도록 산파 역이 됐던 죠셉티캉 대주교는『지난번 동아시아 회의 때 아시아 평신도 회의가 개최될 수 있을지에 대해 모두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때 한국의 평신도들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고『이제 2차 아시아 회의도 곧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강한 희망을 피력했다.
⊙…FABC 평신도위원회 위원장이자 이번 회의 공동 주최자인 락다메오 주교도 이번 회의를『어떤 결심을 얻기 위한 준비단계로 땅에 나무를 심어 놓은 것과 같다』고 평가하고『아시아 지역에서 이 나무들은 천천히 자라는 것 같지만 그 뿌리는 땅 속 깊이 또 넓게 퍼져나간다』고 아시아 교회의 특징을 설명. 또한 그는『우리가 제1차 아시아 평신도 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 회의를 계속하겠다는 우리 모두의 약속』이라고 다짐했다.
◆춤으로 석별의 정 나눠
⊙…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을 환영하고 격려하는 환송연이 폐막미사 후 가톨릭회관 3층에서 석별의 정을 나누는 자리로 베풀어졌다.
김수환 추기경과 피로니오 추기경을 비롯 강우일 주교, 티캉 대주교, 락다다메오 주교 등 10명의 주교와 전 참가자들과 평협 임원 민박 가정이 참가한 이날 환송연은 석별의 정을 나누는 시간이 됐다. 무엇보다도 이날 환송연에는 김 추기경이「사랑으로」「만남」등을 부르며 국악민요에 맞춰 춤을 추는 흐뭇한 풍경이 연출돼 참가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절두산 등 성지순례
⊙…아시아 평신도 회의에 참가한 대표들은 9일 새남터를 비롯한 절두산 등지에 성지순례를 다녀왔는데 특히 절두산에서 함께한 국악미사가 이번 회의 피날레를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참석자들의 호응이 좋았다고.
김종국 신부가 단장으로 있는 국악합창단이 국악미사를 이끈 이날 미사에서 전 참가자들은 일일이 국악 미사곡과 국악 가사에 영문으로 토를 단 악보를 보고 우리 고유의 국악미사에 심취할 수 있었다고 한 마디씩. 김종국 신부는 이들을 위해 3일간 꼬박 밤을 새며 외국인들이 불편없이 악보를 볼 수 있도록 꾸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황 대사관 환영 만찬
⊙…한편 교황 대사관에서는 9일 오후 7시 아시아 평신도 회의 참가자들을 교황 대사관으로 초청, 환영 만찬을 베풀고 격려했다. 참가자들과 민박 대표 등 8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만찬에서 피로니오 추기경은『모든 참가자들과 한국의 모든 신자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공통의 언어인 우정으로 인사를 전한다』고 말하고『이제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맡은 바 위치에서 그리스도의 사명에 충실하자』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아시아 평신도 회의는 이관진 회장을 비롯한 전 평협 임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성에 의해 성공적인 결실을 이룰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협 위원들은 이번 회의를 위해 지난 5월 말부터 매주 토요일 새벽마다 준비회의를 개최, 회의가 차질없이 진행되로록 온갖 노력을 다 기울여왔다.
◆한국 대표 젊은이 불참
⊙…참가자 가운데 젊은이 한 명을 포함시키도록 한 제안 때문에 이번 아시아 평신도 회의는 많은 젊은이들의 참가로 그 어느 때보다 생동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정작 주최국인 한국의 경우 젊은이들이 눈에 띄지 않아 불균형을 이루기도. 줄곳 회의에 참석, 평신도들의 활동을 지켜본 김 추기경도 한국 교회의 경우 젊은이들과의 연대가 부족한 것이 눈에 드러난다면서 신앙과 교육으로 무장된 젊은이들의 자리를 교회 안에서 마련해가는 데 교회 당국도 평신도 자신들도 보다 큰 힘을 쏟아야 할 것 같다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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