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은 103위 한국 순교 성인들을 기념하고 현양하는 대축일이다. 이 뜻 깊은 날에「한국의 베들레헴」으로 불려지는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인 솔뫼로 순례를 떠나보자.
솔뫼는 소나무가 우거진 동산을 뜻하는 정겨운 이름에서 보듯 충남 합덕에 인근한 당진군 우강면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서울에서 약 1백20km 떨어져 있는 솔뫼는 합덕을 기점으로 천안 온양 방면과 예산 신례원 방면으로 영ㆍ호남 및 경기 충청권역 도로와 철도가 잘 나있어 당일 및 1박 2일 순례지로 안성맞춤이다.
솔뫼는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 탄생지일 뿐만 아니라 김해 김씨 안경공파인 김 신부의 증조부 순교자 김진후(1814년 순교), 종조부 김한현(1816년 순교), 부친 김제준 (1839년 순교), 그리고 김대건 신부 등 4대의 순교자가 살았던 유서 깊은 신앙의 터전이다.
순례에 앞서 솔뫼와 관련한 김대건 신부 일가의 4대째 내력을 잠시 알아보고 떠나자.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인 김진후와 그의 온 집안은 솔뫼에서 약 9km 떨어져 있는 신례원 여사울에 살았던 내포의 사도 순교자 이존창의 전교로 1788년 영세 입교했다. 그러나 1791년 전라도에서 제사문제로 일어난 진산사건으로 신해박해가 터지자 김진후 역시 체포돼 홍주 전주 공주 등지의 옥에 드나들게 됐고, 1801년 신유 대박해 때에는 귀양을 떠나야만 했다.
◆“소나무 우거진 산”
김진후는 귀양에서 풀려나자 1805년 다시 체포돼 해미 감옥으로 끌려가 10년간 옥중생활을 하던 중 1814년 76세의 일기로 순교했다. 그 후 7년이 지난 후 1821년 8월 21일 김제준과 고 우술라 사이에서 김대건 신부가 솔뫼에서 탄생한다. 아명이 재복이었던 김 신부는 이곳에서 7살까지 살게 된다.
솔뫼에서 대대로 명망이 높던 김씨 가문도 15년 간의 긴 옥중생활로 가세가 기울고 고향에서 신앙을 지키며 살기가 힘들어지자 김진후의 셋째 아들이며 김 신부의 종조부인 김한현은 안동으로 피난을 갔다가 잡혀 1816년 대구 감영에서 순교하게 된다.
그러자 김진후의 둘째 아들 김택현은 그의 아들이며 김 신부의 아버지인 김제준과 식솔 모두를 데리고 1827년 경기도 용인「골배마실」로 피신함에 따라 김 신부 일가의 솔뫼와의 연은 끝나고 만다.
◆도시락 지참은 필수
솔뫼 순례하기에 앞서 갖춰야 할 준비물은 기도서와 성가집, 묵주는 물론이고「도시락」과 식수 간식 등 여행에 필요한 기타 장비들을 꼭 준비해야 한다. 도시락과 식수를 꼭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요기를 할 만한 적당한 휴게소와 식당이 인근에 없을 뿐더러 솔뫼 성지에서는 개별적으로 식사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솔뫼와 약 9km 떨어져 있는 신례원 여사울 이존창 생가에서 국도 도보 순례를 할 수 있으므로 눈에 드러나지 않는 간편한 옷차림과 편안한 신발을 신고 떠나는 것이 좋다.
또한 솔뫼 피정의 집에서 숙박을 할 수 있고 개인 및 가족 단위의 피정을 할 수 있으므로 미리 피정의 집에 예약을 해놓고 떠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솔뫼 피정의 집에서 주일마다 오후 1시 30분에 순례자를 위한 미사가 봉헌되므로 주일미사를 솔뫼에서 참례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교통 편은 승용차 이용시 호남지역을 제외한 전역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천안까지 온 후 솔뫼까지 국도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이존창 생가 터 인접
일단 경부고속도로 천안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온양 방면 표지판에 따라 좌회전한 후 21번 국도를 탄다. 주의할 것은 좌회전 후 약 1km를 달리면 천안 시내와 예산, 성환 방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삼거리 주유소쪽 예산 방면으로 좌회전 천안 외곽도로를 타는 것이 빠르다. 천안을 벗어나면 21번 국도를 타고 온양을 거쳐 도고를 지나 신례원 갈림길에서 예산 방면으로 우회전 합덕, 솔뫼로 가면 된다.
호남지역 순례자들은 이리 연무대 논산 부여 청양 예산을 거쳐 신례원으로 오든가 아니면 이리 군산 장항 대천 예산 방면이나 유성 천안 온양 방면으로 와서 신례원으로 오면 된다. 신례원 방면 순례길을 고집하는 것은 이존창 생가 터에서부터 솔뫼까지 도보 순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행길인 순례 가족들은 신례원 진입로에서 바로 보이는 흰 건물이 신례원 성당이므로 신례원본당에서 자세한 안내를 받는 것이 좋다.
신례원 갈림길에서 예산쪽으로 약 3km 달리면 우측으로 언덕 위에 녹색 지붕이 보이는 건물이 여사울 공소이며 약 1백m를 지나면 이존창 생가 터 안내 표지판과 함께 우측 골목길에 내포지방의 사도 이존창 생가 터가 있다.
이존창 생가 터에 들르면 생가터 오른편 옆집이 여사울 공소회장 고재성씨 댁으로 고 회장에게 사적지 안내를 부탁하면 자세한 유래와 이존창 순교자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현재 신례원본당과 여사울 공소에서 이존창 생가 사적지 조성 기금을 모금 중이니 별 말이 없어도 성의껏 헌금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솔뫼 순례길에 또 한 번 들를 만한 교회 사적지로서는 구합덕 성당과 인근 신림성지가 있다. 여사울 이존창 생가 터에서 약 6km 지점 좌측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구합덕 성당은 1890년에 세워졌으며 병인박해 때 다블뤼 주교와 신자들이 피신했던 피난처였다.
◆신림성지 순례 가능
구합덕 성당을 지나 약 2.5km를 달리면 솔뫼성지 팻말이 나오고 안내 표지판을 따라 우회전해 1km쯤 들어가면 솔뫼성지가 나온다.
솔뫼성지에는 현재 김대건 신부 생가 복원 터와 생가 우물 터가 보존돼 있으며 현재도 지하수가 샘솟고 있다. 샘 왼쪽에는 높이 약 3m의 김 신부 동상이 있고 솔뫼 성모상 앞에서 모자이크로 된 십자가의 길을 따라 동상까지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수 있게 돼 있다.
인근 유명 문화유적지와 휴양지로는 국내 최고의 라듐온천지인 온양온천과 신라시대 때부터 유래돼온 약알칼리성 온천수를 자랑하는 도고온천, 온양민속박물관 추사고택 현충사 등이 있다. 이들 사적지는 모두 천안에서 신례원 갈림길까지의 21번 국도 안에 있기에 찾아가기 편하다.
◆순례 코스
▲ 대중교통 이용시
△서울(서초동)=남부 시외버스터미널(합덕행)-합덕-솔뫼
△인천(용현동)=종합터미널(합덕 행)-합덕-솔뫼
△성남=시외버스터미널(합덕 행)-합덕-솔뫼
△대전=동부 시외버스터미널(합덕 행)-합덕-솔뫼
△수원, 평택, 안양, 오산, 청주, 충주=(온양 행 버스)-온양(합덕 행 버스)-합덕-솔뫼
※오후 3시 30분부터 5시까지 합덕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터미널 오른쪽 출구에 대기하고 있는 솔뫼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철도 이용시
△서울, 수원, 인천지역(장항선-신례원 착)-(합덕 행 버스)-합덕-솔뫼
△부산, 대구, 마산지역(경부선-천안 착)-(택시로 충남교통터미널-합덕 행 버스)-합덕-솔뫼
△광주, 전주지역(호남선, 전라선-천안 착)-(택시로 충남교통터미널-합덕 행 버스)-합덕-솔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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