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형무소 소속 신부의 면회를 거절하였다』고 말한 뮈르소(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 의 주인공) 가 생각난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신(神)과도 결별한 그. 그는 소외자이며 절망자로서의 대표적인 물이다.
절망한 사람, 도대체 어떤 사람이 절망인인가? 이 질문은 키에르 케고르의「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잘 설명되어 있다.
이 사람은 겉으로는 보통 인간일 수 있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희망도 아름다운 환상도 없다. 육체적인 진실, 순간의 쾌락에만 사로잡힌다. 허영심과 자만심이 강하고 그러면서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념도 가지고 있지않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정신(精神)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 변화하지 않는 똑같은 생활의 되풀이 속에서 자아는 망가지고 정신은 기계화되고 생활은 단조로운 사람. 자신의 근원성은 빼앗겨진 상태, 정신적인 의미에서 거세(去勢) 당한 상태에 있는 사람, 한마디로 속물 이런 사람을 절망인이라고 부른다.
이런 부류의 절망자는 자신이 절망상태에 있음을 모르고 있는 자로서 자기가 절망하고 있음을 아는 절망자 보다 하나의 부정(否定)을 더 가지고 있다. 이들은 더 큰 죄인이다. 이 가운데에는 일부 종교인들도 있다.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354~430)는 『이교도의 덕(德)은 빛나는 죄악』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교회 밖의 이교도와 교회내의 이교도들에게 똑같이 해주는 경고의 말이다. 이들이 신 앞에서 자기들을 정신으로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위에서도 지적한 바와같이 절망이란 죄이다. 그것은 신 앞에 그 자신이려 하지않는것, 또는 신 앞에서 절망하여 그 자신이려 하지않는 것에서 기인된다. 이 정의는 성서적인 정의이다. 성서는 죄를 언제나 「순종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순종하지 않는것 그것은 아집(我執)이다. 그것은 인간적 자아가 자신의 소망과 생각에 이르기까지 신에게 순종해야할 의무를 무정신(無精神)으로 알지 못하는 것, 또는 오만스럽게도 그것을 모르는 체 하는 것이다. 그것은 신의 눈 짓에 진심으로 따르려는 민감한 마음의 준비가 없거나 또는 자신에의 익애(溺愛)에 의해서, 혹은 자기 신격화(神格化)에 의해서 자기 자신으로 있으려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으로 있으려하는 데에는 단순한 반항, 아니면 신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이렇듯이 절망자란 곧 죄인이라는 것, 그것이 이 책에 강조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비록 눈으로 읽을 수는 없으나 절망자에 대한 치유법이 또한 이 책에서 강조되어 있다. 그것은 신앙이다. 죄의 매듭에서 풀려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신앙이라는 것이다. 신에게는 모든것이 가능하다. 이것은 영원한 진리이고 모든 순간의 진리이다. 이때 자아는 자기자신과 관계하면서 자기자신으로 있으려 원하는 동시에, 절대자의 힘 가운데 자기자신을 의식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다.
출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