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손을 떠난 작품들이지만 전시회동안 마음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나를 아끼는 선후배들이 들려주는 제 그림이야기를 듣고 다시 곱씹으며 더 높은 도약을 다짐해야 하니까요』
같은 맥을 이어오면서도 결코 같은 모습을 지니지 않고 항상 변모하는 대담성을 가진 작가로 알려진 소림(昭林) 김정자(스텔라ㆍ서울 명동본당)씨의 작품 전시회가 10월 20일~27일 서울 인사동 덕원미술관에서 개최됐다.
「소림의 가을, 김정자전」을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자연을 주제로 한 크고 웅장하며 섬세한 필치가 돋보이는 수묵화 20여점이 전시됐다.
비록 좁은 화폭이지만 화폭이 담을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자연의 조화를 담아낸 김정자씨의 그림은 곧 그가 가진 예술성을 표현하고도 남음직하다.
『다양한 예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작곡공부도 했고 한국무용에서 발레에 이르기까지 무용도 해 봤으며 연극을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미술로 낙찰되었어요. 그것은 아마 그림을 통해 제가 추구하던 큰 세계를 펼쳐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87년 27m에 다다르는 거대한 화폭에 설악산을 그린 대작을 선보여 미술계에 화제를 가져오기도 했던 김씨의 큰 것에 대한 예술의지는 한꺼번에 다 끌어 안을 수 없는 자연에 대한 미련, 그나마 한 부분을 그릴 수 있다는 다행함 그리고 자신도 그 자연의 한부분이라는 행복감이 복합돼 생기는 그의 예술철학인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자랐던 어마어마한 대갓집과 26년간 화교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며 경험한 중국의 원대함이 큰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 일으켰을 수도 있다고 김정자씨는 말한다.
처음에는 양화를 그리다가 중도에 수묵화에 전념하게 된 것도 화교학교에 근무하며 먹을 자주 접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4회의 개인전을 비롯 중화민국 건국 70주년 기념 대북화전, 88 서울올림픽 한ㆍ중ㆍ일 대륙전, 한일 친선전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김정자씨는 금년에 들어와 서서히 이번 전시회 전시작품을 준비하며 지금껏 그려온 흑백의 조화에서 탈피, 색감을 넣어 작가의 명쾌하고 발랄한 성격을 드러냈다. 『계속적으로 자연을 주제로 한 그림을 그리겠지만 판화나 그밖의 다양한 기법을 시도해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는 김정자씨.
순리에 어긋남이 없이 순명하는 자연과 마찬가지로 순명하는 진솔함이 바로 신앙이라고 생각하는 김정자씨는 신앙을 모든 것을 재는 잣대로서 간직하고 있다. 또한 30년간의 호스피스활동을 펼쳐 온 김정자씨는 개인적으로 지체장애인들에게 그림을 지도해 오는 등 말없는 나눔을 홀로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미협회, 후소회, 현대 한국화 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인 김정자씨는『일상의 경험들을 글로 쓰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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