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언론매체「가톨릭신문」이 금년 4월1일로 창간 66주년을 맞이하였다.
1927년 4월1일 대구교구 조선남방천주공교 청년회에서「천주교회보」로 창간, 「가톨릭신보」, 「가톨릭시보」, 「가톨릭신문」으로 개칭되면서 4ㆍ6배판에서 타블로이드판, 신문판형으로 그리고 월간에서 격 주간, 주간 16쪽으로 성장해왔다.
실로 연륜에 걸맞게 제호를 비롯 체제와 판형, 면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면서 발전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가톨릭신문」의 역사는 김수환 추기경이 가톨릭신문 창간 60돌 축사에서 쓴 대로 한국교회사와 흡사한 데가 있다. 한국교회사의 특징을 우리는 선교사에 의하지 않은 자발적인 진리의 도입이요, 평신도에 의한 교회의 창설이라는데 둔다. 이와 마찬가지로「가톨릭신문」의 창간사 또한 성직자에 의하지 않은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창간이요 평신도들에 의한 능동적인 운영이었다.
일제하 조국의 암울한 시기에 탄생한「가톨릭신문」은 선각자 평신도들에 의해 조국과 교회를 밝게 비추는 구원의 횃불이었다.
따라서 어려운 시기에 탄생, 모진 풍랑과 고초를 겪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 또한 자발적으로 평신도들이 창설한 한국교회가 한 세기동안 겪어야만 했던 박해와 시련의 역사와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창간 후 6년만인 1932년 주교회의의 결의로 서울에서 발행하던「별」지와 통폐합, 「가톨릭 청년」을 발행키로 함에 따라, 자진 폐간한바 있는「가톨릭신문」은 1949년 복간시까지 16년간의 공백기간을 제외하고는 교회역사와 함께 숨쉬어왔다.
「가톨릭신문」창간 당시 한국 가톨릭 신자 총수는 약 11만명, 주 구독권역인 대구교구 관할인 영호남지역 신자는 3만5천명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평신도에 의해 신문이 발행된 것은 가히 선각자적인 안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혜안의 밑바탕이 오늘날 3백만을 웃도는 큰 교회로 이 땅에 우뚝 서게 만든 것이며 이들 평신도 선배들의 정신을 오늘의 교회 안에서도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을 재다짐한다.
창간 당시 사시인「소식보도」「의견교환」「보조일치」와 1949년 복간시 추가된「조국성화」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우리의 사시이며 목표가 아닐 수 없다. 창간 이념을 바탕으로 66주년을 맞은「가톨릭신문」이 추구하여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본다.
첫째, 가톨릭 소식지로서의 소명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신문의 기능 가운데 소식보도의 중요성을 독자들을 통해 늘 감지해 오고 있다. 전국 각 교구와 본당, 전국 기구와 단체, 수도단체와 각종 신심단체, 복지단체 등의 소식과 정보를 모두가 공유하는데 앞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성좌의 지침과 세계교회와 해외교포 교회의 소식을 신속히 보도, 세계교회의 흐름을 직시하면서 세계교회와 호흡을 함께 하는데서 계속 노력할 것이다.
둘째, 사랑실천과 나눔의 가교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다. 우리는「나눔」의 시대적인 요청에 기꺼이 부응해 나갈 것이다. 도움 없이는 일어설 수 없는 불우한 이웃들의 호소에 귀기울이면서 나눔의 장으로 독자들을 계속하여 초대할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실시한 소말리아 돕기에는 3월말 현재 전국과 해외에서 1억 원이 훨씬 넘는 1억3천7백68만6천60원이 접수, 그 역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최근 욕심으로 얼룩진 공직자의 축재와 비리에 바탕을 둔 구포역 열차 참사 사건을 접하면서 우리는「나눔」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셋째, 복음화를 위한 방안제시에 중지를 모을 것이다. 이미 80년대 말부터 감지되지 시작한 예비자 감소와 영세자 감소 현상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 실체를 분명하게 드러내었다. 최근 발표된 92년도 신자증가 총수는 전년도에 비해 약 3만명 감소되었다. 이제는 증가율이 문제가 아니라 절대증가수에서 조차 매년 내리막을 타고 있다. 그 원인은 무엇이며 교회당국의 대책은 있는지, 복음화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사목적인 대처방안 마련에 선도적인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넷째, 신자 및 예비자 교육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이미 우리는 교리, 성서, 신학 등에 사계의 권위자들의 집필을 통해 신자교육과 신앙성숙에 기여하여 왔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본당 차원에서 부족한 신자 및 예비자 교육을 지면을 통해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다섯째, 환경과 생명문제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지난해 우리 교회가 주도한 낙태반대 1백만명 서명운동, 사형제도 폐지운동, 우리밀 살리기운동 등은 생명과 환경의 중요성을 이 사회에 부각시킨 쾌거였다. 이러한 생명 수호와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에 더욱 적극 동참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신문의 중요한 기능인 비판능력을 배양, 건설적인 비판과 충언을 통해 교회 내 모순과 부조리를 개선하면서 참교회의 모습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