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벌악이란 온 세상과 만물의 주인이요 심판관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이 세상에 살아 있을 때 행한 행위에 따라 죽음 후에 상과 벌로써 다스린다는 교리이다. 인간이 착하게 살면서 선행하고 세상을 유익한 일을 하며 하느님을 공경하고 잘 살았으면 그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써 영원한 행복을 상으로 주신다는 것이다.
영원한 행복은 하느님을 직접 뵈옵고 온갖 복락을 누리는 상태인데 이것을 지복직관(至福直觀)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인간이 하느님의 뜻에 의해 창조되어 이 세상에서 생명을 누리고 인간사회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 기여하면서 살지만, 원죄로 인한 죽음의 과정을 거쳐 다시 하느님께로 간다는 것, 그리고 하느님을 직접 뵙고 영생을 누린다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인생관이다. 천국은 선한 일을 한 사람들의 희망의 장소요, 영원히 거처하게 될 영복소이다.
한편 같은 논리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공의로운 심판을 통해 이 세상에서 악을 저지르고 그로 말미암아 다른 인간들에게 불행과 슬픔을 가져오게 하고 끝내 하느님의 뜻을 저버린 사람에게는 지옥이라는 영원히 벌 받는 곳을 마련하셨다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교리이다. 지옥에 대한 설명으로 과거엔 영원히 불붙는 곳으로 묘사된 바가 많다. 예수님께서도 지옥은 영원히 불붙는 곳이라고 말씀하셨으며, 그 밖의 많은 교부들과 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하였다.
지옥의 불이 얼마나 뜨거운지 그에 대한 이야기도 많지만 불붙은 지옥과, 지옥에 떨어진 이들을 괴롭히는 사탄, 마귀들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할 때 지옥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곳인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일 것이다. 지옥은 그런 면에서 하느님의 뜻을 거절하고 악행을 일삼은 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곳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지옥에 빠진 이들이 세상에서의 잘못으로 인해 영원히 그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지옥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곳인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일 것이다. 지옥은 그런 면에서 하느님의 뜻을 거절하고 악행을 일삼은 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곳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지옥에 빠진 이들이 세상에서의 잘못으로 인해 영원히 그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지옥의 존재는 너무나 두렵고 절망적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이 살아있을 때 악행과 잘못으로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벌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인간은 결코 그러한 지옥에 빠지지 않도록 선한 마음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지옥엔 이기주의자들, 위선자들, 남에게 결코 사랑을 주어본 적이 없는 이들, 하느님이 선을 끝내 거절한 이들이 가는 곳이라고 성서는 말하고 있다.
서울역 광장에 있는 개신교의 가두선교단의 한 표어 속에는「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말이 있다. 예수를 믿으면 천국이요, 예수를 믿지 않고 거절하면 지옥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그리스도교의 절대주의적이고 배타적인 입장으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예수를 믿고 그 가르침을 따라 살면 마음이 순화되고 선행도 많이 하여 결국 천당에 갈 수 있다는 것이며, 반대로 예수를 반대하고 그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악행을 일삼는 자는 마음이 악해져 결국 지옥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로 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세상엔 마음은 착하나 자기 탓 없이 예수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이들이 예수를 믿지 않았다고 다 지옥에 가는 것이 옳은 일인가? 결코 그렇게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교회헌장」16항에서는 이러한 사람도 성실히 살 때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 『사실, 자기의 탓 없이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를 알지 못하지만 성실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으며 양심의 명령으로 알려진 하느님의 뜻을 은총의 힘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기의 탓 없이 하느님을 아직 명백히 인정하지는 못할지라도 하느님의 은총으로 올바로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섭리가 구원에 필요한 도움을 거절치 않으신다』.
그러므로 가톨릭교회의 천국과 지옥에 대한 교리는 인간을 겁주기 위한 교리가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성실히 살도록 이끌어주는 가르침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깨달은 자는 그 가르침대로 성실히 삶으로써 하늘나라를 차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며, 그래서 교회의 선교는 필요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알려진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 가르침을 성실히 따라 하늘나라에 들어가도록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교회 선교활동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적인 성실한 노력을 다할 뿐이며 어떤 인간이 천국과 지옥에 갈 것이라는 판단은 결코 할 수가 없다. 그것은 오직 하느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다만 자신의 조건 속에서 성실하게 최선을 대해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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