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 행당동 철거민들의 애환, 아시아의 매춘여성, 외국인 노동자들, 직업병 환자들 등 사회의 관심에 가려지고 목소리가 작은 소외된 사람들, 무시되어 왔던 사건들을 영상에 담아 표현하는 젊은 기록 영화인들이 있다.
최근작 행당동 사람들이 재개발을 당하면서 겪는 아픔을 표현한「행당동 사람들」을 비롯 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매춘관광의 실태를 보여준「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등을 제작한 다큐멘터리 프로덕션「푸른영상」(대표=김동원ㆍ프란치스코)의 젊은이 6명이 그들이다.
기록영화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영상을 통해 좀 더 많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 91년 10월 창립된 푸른영상은 적은 자본과 인력을 바탕으로 머리나 기술보다는「가슴과 발로」충실한 기록영화를 만들자는 데 뜻을 두고 있다.
「푸른영상」 이름을 내걸고 처음으로 만들었던「아시아에서…」는 여성회관에서 시사회를 가진 후 많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고 두 번째 작품인「결혼 전 이야기」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결혼 전후에 겪게 되는 여성의 심리적 갈등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로 여성학 교재로 쓰일 만큼 일상문제를 깊이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푸른영상은 특히 빈민 관련 다큐멘터리에 관심을 갖고 프로덕션 창립 이전부터 꾸준히 제작해오고 있는데 대표 김동원씨가 86년에 시작하여 88년에 완성한「상계동 올림픽」은 감독이 직접 3년간 상계동 철거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촬영, 생생한 기록으로 인정 받고 있고 야마가타 영화제 등에 초청되어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직업병 실태를 다룬「원진별곡」아프리카 기아 난민들의 실상을 알린「주여 이제 여기에」환경오염의 실태를 성서적 관점에서 재해석한「하느님 보시기 참 좋았다」등의 작품을 통해 푸른영상은 잘 드러나지 않는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현재 부랑자들의 얘기를 담은 작품이 10월 말 완성될 예정이라고 밝힌 김동원씨는 회원제로 운영, 작품이 유통되기 때문에 보급 규모가 소규모일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대여 등 작품의 확산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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