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햇살이 장엄한 부채살처럼 퍼져라
빛을 잃어버린 시간의 골짜기에서
만상은 기적의 얼굴로 떠 오른다.
꽃동네 양철지붕이 아침파도처럼 번쩍이고
먼 고향집 무너진 흙담가에서도
물결치는 맨드라미의 숨소리가 들려오네.
첫 애기의 힘찬 울음소리에 섞여
나팔소리는 안개의 아침을 둥글게 만드는데
후미진 둔덕에
겨우내 묻혀있던 수선화구근이
청초한 꽃잎을 피웠다.
소박한 의식에 참여하듯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조용히 건네주는 겸허한 향기 …
먼길 돌아돌아, 소생의 축제속에
오늘 예순여섯번째의 탄생을 맞는
「가톨릭신문」그 얼굴 반가워라.
내 어린날 성당가는 언덕에서
소년의 눈에 비친 새벽별을 보듯이
너를 보니 내 마음 설레이는구나.
해묵은 내 기억속에 아직도 살아있는 건
고달픈 영혼이 방황할 때
조용히 건네주던 그 다정한 목소리
앓는 자의 숨결에도
없는 자의 한숨에도 다가와
따뜻한 입김 불어넣어 목숨잇게 했으니
나는 외치고 싶어라 신의 공지에서
탄생의 신선한 아침에
신화를 믿지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자는
참으로 불행한 자이니
목숨은 대지가 피우는 영혼의 꽃인 것을
누구나 한번 마음만 먹으면
영원히 사는 길을 배우는 법
사랑에 여위어 몸은 바위로 변하고
목소리만 남은<에코>
너는 우리에게 사랑의 메아리로 울려라
항상 우리곁에 있어
별의 영혼 보게하는 보석의 눈 뜨게 하고
출렁이는 하느님의 사랑 나날이 젖어들게 하리라.
그림=박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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