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지하(프란치스코·53)씨가「별밭을 우러르며」를 내놓은 지 5년 만에 서정시집「중심의 괴로움」(솔刊)을 발간했다.
89년 이후 최근까지 발표, 미발표한 시들을 함께 묶은 이번 시집은 그가 오랜만에 펴낸 시집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강렬한 부딪힘의 저항시인, 치열한 중심에의 치달림에서 벗어나 깊고 윤택한 시어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집에서 보여주는 그의 시 세계는 내년 쯤 선보일 잡지「그물코」의 이름과 같이 성긴 틈새, 안과 밖이 통하는 원대한 융통성의 체계를 받아들이고 있다. 또「나」라는 중심에서 벗어나「나」를 넓히려고 했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시의 형식에서도 틈은 그대로 표현된다. 틈을 살려 더 큰 울림을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그는『말을 절약해 시의 이미지를 최대한 줄이고 연과 연의 간격을 벌렸다』고 한다.
또 이번 시집에서 김 시인은 인간의 환경 파괴를 다루면서 우주의 생태를 거역하는 인간의 폐악을 지적하지만 결코 거칠지 않다. 말을 아낀 만큼 그 열린 공간 사이로 더 크고 오래 울리는 목소리가 있다.
그의 말대로「지천명의 나이에 깨달은 나의 천명」을 독자는 이 아름다운 서정시집을 통해 음미하게 된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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