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빈민, 행려자, 무의무탁한 이들을 대상으로 무료진료 및 입원 등 의료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서울 성가복지병원(병원장=민행자 수녀)에는 의외에도 백화점이 하나 있다. 병원 1층에 자리잡은「성가백화점」이 그것인데 약 5평 크기의 이 공간에는 의류, 가방, 신발들이 진열돼 있다.
이 물건들은 병원을 찾은 행려자나 무의무탁한 이들을 위한 것으로 특히 병원 1층에 행려자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 아프지 않아도 병원을 찾아와 목욕도 하고 휴식을 취한 행려자들이 목욕 후 갈아입을 옷을 이 백화점에서 직접 골라 입을 수 있도록 병원 측이 배려한 것이다.
백화점 안에 쌓인 겨울 외투에서 츄리닝 등 간이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옷가지들과 신발, 가방, 양말 등은 후원회원 및 개인, 단체, 본당 등에서 보내온 것으로 요즘에는 물건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90년 서울 성가소비녀회가 운영하던 일반 종합병원을「수도회의 고유 목적에 따라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복지병원」으로 전환해 새롭게 탄생했던 성가복지병원은 무료진료 실시라는 점에서 첫 출발 당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정성을 얻었다.
그러나 요즘에는『거의 사회홍보를 하지 않음으로써 점차 후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태』라는 게 병원 관계자의 귀뜸이다.
어려운 살림이지만 의사,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 및 일반 봉사자 등 자원봉사자 9백여 명의 도움으로 가난과 질병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웃에게 인술을 베풀고 있는 성가복지병원에는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9개 과목이 개설, 월∼토요일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1백 병상을 갖춘 성가복지병원의 현재 입원 환자는 80여 명.
민행자(다미안) 원장수녀는『특히 우리 병원은 호스피스 병동 및 임종봉사활동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면서『알콜중독, 방랑벽으로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니다가도 돌아가실 때만은 이곳에 와서 우리들 품에서 선종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연락처=전화(02)916-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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