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군 도척면 노곡리 283번지. 태화산 기슭에 위치한 「작은 안나의 집」은 수원교구 도척본당 주임 방상복 신부가 자그마한 사랑의 공동체를 일구어가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지금 오갈데 없는 할머니 8명과 3명의 고아들이 세 분 수녀님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사제생활 17년째인 방신부가 『남은 생애를 불쌍한 노인들을 위해 바치겠다』는 일념으로「작은 안의 집」을 마련한 것이 지난 90년 9월. 80이 넘은 나이에도 홀몸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양아가다할머니를 두고『신부님 혼자 사시는 사제관에 저런 할머니들을 모셨으면… 』하던 어느 신자의 말이 방신부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았다.
즉시 아가다 할머니들 사제관에 모셨고 이후 알음알음으로 찾아오는 할머니들을 맞다보니 10명을 헤아렸
다. 다섯명의 고아들도 새 식구가 되었다. 그러자 방신부는 아예 본당 교육관의 구석방 하나를 개조, 침실로 꾸미고 사제관에는 노인들이 기거토독 하고선 이곳을 「작은 안나의 집」이라 이름붙였다.
『이땅의 노인들은 과거 수많은 고초와 눈물, 피와 땀을 흘리면서 오늘과 같은 발전의 기초를 놓은 분들입니다. 그러나 마땅한 대접을 받아야 할 그 분들이 지금은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가장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중 하나로 취급되고 있지 않습니까』 점차 고령화되어 가는 이 사회에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를 지켜보면서 방신부는『참 사랑이 무엇인지, 노인들이 어떤 분들이신지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여 줘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기 위해 할머니 할아버지 1백명을 모시기로 계획을 세웠다.
다행히 본당내 피정의 집을 찾아온 전국의 신자들이 작은 안나의 집을 돕겠다고 나서「후원회」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결성되기도 했다. 방신부는 본당 농촌신자들의 정성과 후원회원들의 성금을 모아 우선 2천여평의 집터를 구입하고 지난 9월, 노인들을 돌봐줄 30여명의 수녀들 숙소와 피정을 위한 부속건물을 포함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건평 2천3백평 규모의 양로시설 기공식을 가졌다.
『신자수 겨우 6 백명밖에 안되는 농촌본당에서 이런 엄청난 일을 벌인다는게 두렵기도 했고 불가능하리라고 말하는 이도 많았지요』 그래서 그만큼 하느님의 이끄심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믿는 것은 「하느님 빽」뿐이었다는 방신부의 설명이다.
집터를 구하는데 4억원이 들었고 완공까지는 40여억원이 들 예상이니 「겁없는 신자들」이라는 방신부의 표현이 공감이 가기도 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하느님이 하신다는 것,하느님이 원하시는 일을 시작했으니 당신께서 완성시켜 주시리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어려운 고비마다 어떤 식으로든 도움의 손길이 닿는걸 보면 그런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척본당 김아네스 원장수녀의 말이다.
방신부는 매주 주말이면 어김없이 「동냥」하러 간다. 도시본당 신자들에게 안나의 집을 알리고 도움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어떤 본당에서는 적지 않은 금액을 약속하기도하고 많은 신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보면서 방신부는 큰 힘을 갖는다. 동냥 나가지 않는 날이면 매일같이 현장에서 인부들과 함께 일하고 직접 작업지시를 한다.
『그동안 교회가 유치원교육에 많은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젠 그 관심을 노인들에게 돌려야할 때입니다. 만약 각 본당별로 지역내 불우 노인들을 10명씩만 모신다해도 노인문제 해결에 큰 보탬 될겁니다』 자신의 임야를 팔아 1천여만원을 희사한 본당회장 김민철(파스칼)씨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밑거름이 노인들인데 이들을 제쳐놓고 요즘 세대가 그 결실인 풍요만 누린다면 큰 문제』라면서『노인문제를 도외시하고서 진정한 복지 사회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현재 진행중인 1차 골조공사를 내년 부활때까지 마무리지을 계획인 「작은 안나의 집」은 그 완전한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때까지 지속적인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도움주실분=농협 221043-52-012095방상복, 국민은행218-01-0258-244작은 안나의 집, 상업은행311-05-04014 작은 안나의 집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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