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신앙생활을 해나가는데 있어 성서만큼 좋은 교과서는 없다. 그러나 성서읽기에 있어서 다른 어느 종파의 신자들보다 가톨릭신자들이 형편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많은 신자들은 그저 착하게 나누면서 사는 삶이 올바른 신앙생활이라 생각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행하여야 착하게 사는 것인지,어떤것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지 잘 모른다. 성서를 읽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3백만의 교세를 자랑하는 한국교회가 점차 늘어나는 냉담자 문제에 직면하게 된 것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성화하는 것, 나아가 말씀을 선포하는「성서사도직」은 이제 2천년대 복음화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역할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현재 한국교회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성서사도직 단체의 현황 및 각 모임의 특징을 살펴보고 활성화를 모색해 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 성서모임의 현황
제2차 바티깐공의회는 계시 헌장(21항)을 통해 모든 신자들이 교회의 사목자들의 승인과 지도하에 호평받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성서와 친숙해 지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공의회의 정신은 70년대 한국교회에 새로운 움직임을 형성했다. 바로 72년 「가톨릭 성서모임」의 탄생이다.
이후 성직자 및 수도회를 중심으로 한 여러가지 성서사도직 단체가 생겨나게 됐고 현재도 각 단체의 특색에 맞는 형태로 성서공부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는 대표적인 성서모임으로는 「가톨릭성서모임」을 비롯「성서못자리」 「여정」 「성서백주간」「시청각통신성서교육부」 「베소라 성서모임」 「바오로교육판 성서모임」 등이 있다.
「가톨릭성서모임」의 경우 초창기 대학생을 중심으로 시작했던 모임이 현재 고등학생에서 어버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으며「가톨릭청년성서모임」 은 서울대교구 청년사목 프로그램으로 채택, 독립됐다. 또「성서40주간」을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성소모임은 수도회가 주관하는 경우가 많다. 「가톨릭성서모임」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가 운영하고 있으며「여정」은 까리따스수녀회가,「시청각통신성서교육부」는 성바오로 딸수도회가,「바오로교육관 성서모임」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각각 주관하고 있다.
못자리 연구회라는 사제모임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고 있는「성서못자리」와 장익 신부(서울 세종로본당 주임)를 주축으로 실시되고 있는「성서백주간」전주교구 김정원신부가 시작한 「베소라 성소모임」등은 사제들을 주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성직자 및 수도자를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해서 반드시 수녀나 사제들의 강의식으로 성서모임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가톨릭성서모임」이나「성서백주간」의 경우 절대적으로 평신도 봉사자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으며「통신성서」의 경우 스스로 학습하여 수도자나 사제, 평신도로 구성된 평가자로부터 일관된 지도를 받는다.
이밖에 교구차원에서 실시하는 성서모임으로 대구대교구 평신도국 주관의 「성서학교」,광주대교구 사목국 성서부가 주관하는 「통신성서교실」,전주교구의 「성서교실」, 인천교구의 「성서와 교리」 등이 있다.
■ 각 성서모임의 특징
이렇게 성서모임은 강의식 및 대화식, 통신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성서를 한 권 통달할 수 있는 모임과 신약 또는 구약을 위주로 하는 성서모임이있다. 교재 또한 각각이다.
성서의 신구약을 모두 공부할 수 있는 성서모임으로는 「성서 40주간」 「성서백주간」 「여정」「시청각통신 성서교육부」가 있다 「성서 40주간」은 일반 가톨릭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성서 40주간」 교재를 사용한다. 정해진 분량의 성서를 매일 읽으며 매주 한번씩 모임을 갖는 성서 40주간은 그룹별 만남의 시간과 강의로 구성된다. 그룹별 만남의 시간에서 읽은 성서 중 몇 구절을 봉독하고 3분가량 느낌을 나눈 후 자유롭게 기도한다. 읽은 성서의 이해를 돕고자 강의를 듣게되며 주로 사제나 수도자가 실시한다. 성서사십주간은 성서의 깊이있는 연구가 이뤄진다기보다 일반신자가 신구약성서 전체를 자세히 완독할 수 있다.
「성서백주간」은 75년 파리외방선교회의 르도르즈 신부가 동경 우에노본당에서 사목한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교재를 가지고 공부한다. 장익신부의 주도하에 설명회, 팀조직, 실험모임이 철저한 성서백주간은 매주의 성서내용을 날마다 정독묵상해 온 신자들이 나눔과 묵상을 하고 모든 구성원이 기도를 드리는 것이 특징이다. 8명~15명의 소그룹으로 진행된다.
구약4권, 신약6권의 교재로된「여정」은 성서공부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주1회 모임중 1시간은 수녀들의 강의, 1시간은 그룹별 문제풀이와 묵상, 생활실천이 부가된다. 통신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 여정은 가장 짜임새있게 성서 전권을 공부할 수 있으며 깊이 있는 성서연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6년이란 기간을 교육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가톨릭교리신학원 병설「시청각통신성서교육부」는 2년동안 신구약성서를 체계적으로 다루는 신구약성서 입문과정(2년) 성서입문의 토대위에 성서학적인 방법으로 본문을 해독하는 신구약성서 중급과정(4년) 바울로의 신학사상을 16개 주제로 다루는 바오로 영성사상과정(1년)등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매달 1다원씩 교재를 공부하고 그 단원의 문제집을 작성, 교육부에 제출한다. 특히 통신 성서공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기마다 3일 연수를 실시, 비디오 및 슬라이드 카세트 등 시청각 자료로 보완한다.
신약을 주로 공부하는 성서모임에는「성서못자리」 가 있다.
성서못자리는 사제, 수도자, 평신도를 대상으로 안병철신부(가톨릭대교수)가 쓴 「성서못자리」를 교재로 사목자의 강의 및 그룹나눔으로 이루어진다.
대규모의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성서못자리는 신약성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다. 5권의 성서못자리를 수료하면 봉사자로 파견되며 봉사자는 각각 그룹을 모아 신약 27권에 대한 그룹교재를 가지고 성서공부를 한다. 이중 뜻있는 사람을 「성서못자리」교육에 참석시킨다. 3년동안 총 1만여명이 참가했으며 2백75명의 봉사자를 배출했다.
「가톨릭성서모임」 및 「청년성서모임」은 구약의 창세기ㆍ출애굽기 신약의 마르코ㆍ요한 복음 4단계로 구성돼 있다. 모임에서 발간한 문제집을 가지고 매주 1회 모여 주제별로 성서를 공부하고 묵상과 생활을 나눈다. 이 모임은 그룹공부와 연수를 통해 양성된 말씀의 봉사자가 주도한다. 그룹원들은 그룹 공부가 한단계식 끝날때마다 성서연수에 참가해 그동안 배운 것을 종합한다. 성서모임의 효시인 「가톨릭성서모임」의 이러한 공부방법은 평신도에게 쉽게 성서를 접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전국 각 교구에 파급돼 가장 많은 수료자 및 봉사자를 배출했다. 가톨릭 성서모임의 경우 7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3천3백75차의 그룹공부를 통해 2만8천3백83명의 수료자를 배출한바 있다.
바오로교육관 성서모임의 경우 구약(예언서), 성서못자리, 모세오경, 여성신학 사도행전, 성서백주간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강의식으로 실시된다. 요일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영된다.
베소라 성서모임의 경우 다른 성서모임과 달리 강의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학구적인 면과 영성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강좌가 실시된다.
■ 성서모임의 활성화
각 성서모임마다의 특징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고 있지만 이들 성서모임의 공통점은 무엇보다 성서의 생활화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성서공부 이전이나 이후 그룹나눔을 통해 꼭 묵상과 기도를 실시하고 생활실천사항을 서로 얘기한다.
공동체적인 의식이 확립되지 못하는 강의식 위주의 교육프로그램 또한 실천과제 및 다른 교양강좌를 통해 성서를 생활안에 끌어들이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야말로 성서모임의 활성화에 무엇보다 필요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성서모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성서모임에 참여하는 신자의 수가 날로 늘어난다는 가시적인 성장과 함께 그리스도 신자들의 수가 날로 늘어난다는 가시적인 성장과 함께 그리스도 신자들의 생활은 성서에서 흘러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적 편중의 심화 및 다양한 계층에 대한 배려부족은 성서모임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되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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