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을 꼬박 각종 성서모임 봉사자로 활동해 온 이강봉(마티아ㆍ서울 청담동본당)씨. 정확히 말하자면 76~78년 2년간의 군생활을 빼고 18년을 말씀의 봉사자로 살아온 그에게 금년은 특별히 기억할만한 해이다. 73년 3월 「가톨릭대학생성서모임」 이란 이름으로 모여 처음 성서공부를 시작한지 올해가 20년째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그당시 성서를 공부하던 저희들이나 가르치던 신부님들 모두가 얼마나 큰 기쁨과 은총을 체험했는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만해도 교회가 실시하는 규모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선 꾸르실료정도가 전부였다는 이씨는『성서말씀의 참맛을 알고 이것이 복음이구나하고 깨닫고 난 뒤로 참가자들이 가졌던 일치와 은총의 체험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강조한다.
이씨의 성서모임 봉사활동은 그 기간뿐만 아니라 직장인으로서의 바쁜 일상중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게 보인다. 『직장생활이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다보니 시간적인 부담이 가장 컷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작 시간이 없어서 성서공부를 못한다거나 봉사를 못한다고 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른 일에 허비하는 시간에 비기면 적절하게 절제하는 생활을 함으로써 그만한 시간은 낼수 있지 않느냐는 것. 즉『시간을 낼려는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라는 얘기다. 20년간 성서모임 봉사를 해오면서 『매주 수요일은 약속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버린 것도 그 덕택에 얻은 결과다.
하느님의 말씀을 샘솟는 우물에 비유하는 그는『물이 계속 솟아오르면 생이 넘쳐흐르듯 말씀의 기쁨도 내안에서 넘쳐흐르듯 이웃에 전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까, 입교를 한번도 권해본적이 없는 동료여직원이 근무처를 옮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예비자교리반에 나가고 있다고 대뜸 연락이 오기도 했다.
또 군생활중에 속도 썩이고 때론 밉기도 했던 동료가 제대후 어느날 전화를 걸어『영세를 하려는데 네가 꼭 대부를 서줘야겠다』고 부탁했다. 부인도 함께 세례를 받게 됐으니 부부가 대부ㆍ대모를 맡아달라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수차례 대부를 섰지만 이때가 가장 기쁜 기억으로 간직되고 있다.
이씨는『성서모임을 통해 맺은 인간관계는 어느 누구보다 돈독하게 오랫동안 지속되는것 같다』면서 이를 또 다른 하느님의 은총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성서공부에 관한 프로그램들이 다양해서 신자들이 성서를 쉽게 접하고 선택할 기회도 많아졌지만 그때만해도 적절한 교재가 없어 개신교의 성서교재를 활용할 정도였지요. 그래도 성서공부에 대한 열의는 지금 생각해도 대단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씨에게도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 성서공부의 여건은 나아졌으나 한 프로그램이 끝난뒤 지속적인 신자교육이 가능하도록 후속 프로그램과 교재가 시급히 개발돼야겠다는 것이다. 『영세후 조금 적극적인 사람은 레지오에 가입하는 정도이고 아니면 그냥 방치해두는게 대체적인 상황입니다. 저는 영세한 신자는 모두 「성서40주간」에 참여토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성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또 다음단계인 성서공부도 자연스럽게 준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살다보니 어느틈에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는 이강봉씨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얘기할수 있는 정도의 건강만 허락된다면 언제까지나 성서모임에 봉사하고 싶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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