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도행전 외경
사도행전 외경도 복음 외경과 비슷한 요소와 배경을 지니고 있다. 성서에 명기되지 않은 사도들의 생애 행적 전교 특히, 순교에 대한 이야기가 야화(野話)적인 성격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도행전 외경들은 열교(裂敎)적 기원 즉 자기들의 종파의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저술된 것들이 많지만, 후일에 이 작품들은 정통교회의 작가들에 의해서 신자들의 교육과 신심들 위해 수정 내지 보완되었기 때문에 이단과 정통의 성격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작업은 초대교회가 지녔던 사도들에 대한 존경과 그들의 행적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더욱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사도 행전 외경들 중에 어떤 것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기록으로 학문적 입증자료가 되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도들에 관한 내용들이 대부분 이러한 외경문학에 근거를 두고 있다.
사도행전 외경들도 다양하다. 사도 베드로에 관한 것으로 「베드로의 행전」 두 가지 형태의 「베드로의 순교록」이 있으며, 사도 바오로에 관한 것으로는 「바오로 행전」 「바오로와 데끌라 행전」 「바오로의 순교록」이 있고 「베드로와 바오로 행전」 「요한 행전」 「안드레아 행전」 여러가지 형태의 「안드레아 순교록」 「토마 행전」 「타대오 행전」 등이 있다.
단편만 전해오는 것으로는 「마태오 행전」 「필립보 행전」 「바르톨로메오 행전」이 있다. 그리고 사도들의 제자 내지 선교동반자였던 「바르나바 행전」 「디모네오 행전」 「마르코 행전」도 있다. 열거한 행전들 중에 몇가지 흥미있는 내용을 소개하겠다.
180∼190년 사이에 저술된 것으로 보이는 「베드로행전」은 41장으로 된 방대한 작품으로써 베드로 사도가 로마에서 선교하던 과정에 마술사 시몬(사도 행전 8, 18∼25 참조)과 대결하여 그의 허위와 가면을 폭로하는 이야기 유명한 「쿼바디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 Do-mine, quo vadis)이야기 그리고 베드로가 순교할 때에 감히 주님처럼 바로 십자가에 매달릴 수 없으니 거꾸로 달려 죽게 해달라고 자청한 이야기 등이 극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바오로에 관한 행전 중에서 「바오로와 데끌라 행전」은 전기체적 소설 형식을 띠고 있는데, 이꼬니움 출신의 소녀 데끌라는 바오로의 설교를 듣고서 약혼을 파기하고 바오로를 따라 나선다. 이 사실을 알게된 그의 약혼자 타미리스가 총독에 고발하여 데끌라는 화형의 선고를 받았으나 기적으로 벗어난 다음 바오로를 만나 서원을 발하고 그의 제자가 되었으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면서 성실한 삶을 마쳤다는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교회 문헌에서는 인물의 신체적인 묘사가 없는 것이 상례인데 제3장에 묘사되어 있는 바오로에 관한 묘사는 후대에 그의 초상화를 그리는데 암시적인 원천이 되기도 하였다.
『작은 키에 대머리, 다리는 약간 구부러졌으나 건장한 모습이다. 곧은 눈썹에 오똑한 코, 한마디로 품위있는 사람이다. 때로는 사람같고 때로는 천사같은 그런 모습이다』 「바오로의 순교록」에서는 바오로가 동쪽을 향해서 손을 펴들고 기도하고 있을 때에 포졸들이 그의 목을 베니 붉은 피가 아니라 우유빛의 액체가 군인들의 옷에 튀었으며 이를 본 군인들은 놀랍고 이상한 마음으로 바오로의 하느님께 영광을 드렸다고 전한다 「토마행전」에 의하면 토마스 사도는 인도에까지 가서 전교하였으며 인도의 왕 군다포루스를 개종시킨 후에 순교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타대오 행전」에서도 흥미로운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에데싸의 왕 압가르는 예수의 소문을 듣고 자기의 고질적인 병을 치유해 달라는 편지를 예수께 보냈다는 것이다. 예수는 그곳에 가지는 못하고 후에 적당한 기회에 제자 한 사람을 보내겠다는 약속을 하였는데 부활하신 후에 사도 토마스가 성신의 영감을 받아 타대오를 그곳에 보내 왕의 병을 고쳐주었으며 그래서 에데싸의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교신도가 되었다고 한다.
■ 묵시록의 외경
묵시록 외경으로는 「베드로 묵시록」 「바오로 묵시록」 「스테파노 묵시록」 「토마 묵시록」성서 정전에 들어있는 것과는 다른 「요한 묵시록」 「동정녀 묵시록」 등이다. 이 외경류의 묵시록들은 엄격한 의미에서 묵시록으로 분류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묵시와 환시들을 다루고 있다.
이 묵시록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베드로 묵시록」인데, 125년과 150년 사이에 저술된 것으로 보이며 한때는 신약성서의 정전목록에 들기도 하였다. 이 묵시록에는 천상의 아름다움과 지옥의 혹독한 형벌에 대한 장면이 묘사되어 있으며 특별히 지옥의 형벌에 관해서는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다.
『나는 다른 쪽에 소름끼치도록 슬픈 모습을 보았다. 벌받는 곳이었다. 벌받는 이들과 그들을 고문하는 천사들 모두가 검은 옷을 입고 있었으며 그곳의 공기조차 검은 빛이었다. 그들 중에 어떤 이들은 혀에 매달려 있었는데 이들은 의로움의 길을 저주했던 자들이며 그들 아래에 있는 뜨거운 화염이 그들을 괴롭혔다』 이와 같이 벌받는 자들의 모습들이 다양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그들이 지은 죄에 상응하는 방법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 묵시록은 중세의 문학 특히 단테의 「신곡」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바오로 환시」라고도 불리우는「바오로 묵시록」은 「베드로 묵시록」과 상통하는 점이 많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사람마다 호수(護守) 천사가 있는데, 이들은 사람들이 낮에 행한 모든 일을 자정에 하느님께 가서 보고드린다는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선한 이는 천국문을 지키는 미카엘 대천사에게 인도되고 악한 이는 지옥문을 지키는 사탄 즉 탈타루스에게 인도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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