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은 계속 말씀을 들려주셨다.
『사형이 없어져야할 이유는 간단하게 세가지로 볼 수 있지. 첫째는 오판의 경우라네, 하느님은 전지하시기 때문에 현재 미래 과거의 우리들 생각과 마음속까지 꿰뚫어 보시니 가장 정확하게 알고 계시지만, 판사님은 사람이어서 겉에 드러난 사건과 증인의 말, 공소장을 놓고 재판을 하기 때문에 오판의 경우가 없다고 누군들 장담 할 수 있겠나? 과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이런 경우가 실제로 있었지. 사람의 죄를 판단하는게 오죽 어려운 일인가. 세계적으로 볼 때 사형에 해당되는 법조목도 가장 많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들었네.
둘째로는 정치적인 희생물인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으로 시끄러울때 위기 탈출용과, 사회 일신의 명목하에 정책적으로 하고 있다고 괴로워하는 어느 수도자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네. 그런면에서 볼때 사형수는 자기 죄의 대가로 죽는다기보다는 정치적 속죄양으로 선택된다고 봐야 되지 않겠냐 하는 생각도 드네.
셋째는 보복 행위라고 하는데 상식적인 말이지만 살인자를 죽인다고 해서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 나는 것도 아니고, 네가 사람을 죽였으니 너도 죽어야 한다는 보복행위 밖에는 안된다는 것이지, 오히려 어느 나라에서는 그 사랑의 전문성을 살려 노동의 대가를 피해자 가족에게 보내준다지 뭔가.
형법학자들이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연구한 결과 사형이 존재한다고 사회가 정화되는 것이 아니라 죽이고 또 죽이는 악순환일 뿐임을 알아냈다네. 그전에는 학자들간에만 사형폐지 운동이 일던 것이 현재는 일반화 시민화되고 있는 실정일세.
「사형이란 충격요법」은 그때 잠시잠깐 억제될뿐! 사람이 죄를 짓는 것은 눈깜짝할 순간적인 일이어서 실효가 없는 것이지. 우리나라 법죄전쟁 선포 이후를 보게나. 총리실 집계도 나 왔다지만 역사상 유례없이 흉악범 사형수가 가장 많은 전국 50명에 달하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죄는 미워도 사람은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 있지.
살인자의 어머니는 자기 아들을 우리 아들이라고 하지 살인마라고 부르지 않는 다고. 사랑은 남을 단죄하지 않는 거지. 우리는 그리스도안에 한 피조물로서 한 형제가 아닌가? 서로를 용서로써 받아들이고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때 하느님의 축복을 이땅에 끌어 내려 흉악범이 사라지고 잘 사는 세상이 오지 않겠나』 원장님의 설득내용은 이러한 것이었다. 끈질긴 설득 끝에 동창들이 수차 모임이 있었고 급기야 구명운동을 본격적으로 실시 하기 시작하였다. 회장이 선출되고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청량리 성당과 명수대성당 두군데서 주일을 택하여 일제히 서명이 시작되었다. 원장님은 『수녀님 하필이면 그날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어떤 신자들이 무심하게도 그냥 지나쳐 가던데요. 야속하기까지 했습니다. 본당 신부님까지 나오시어 적극 협조한 결과 청량리 성당에서 1천9백41명 명수대성당에서 1천명 도합 2천9백41명이 서명을 하였고, 친구 변호사와 회장이 탄원서를 만들고 하여 대통령께 발송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무기로만 감형이 된다면 우리 구명회원들이 적극적으로 그 아이를 밀어 주어 전문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쳐 재생의 길을 걷도록 하기로 결의를 보았습니다.』라고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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