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의 문화재 사진작가로 정평이 나 있는 한석홍(바오로ㆍ54세ㆍ서울 갈현동본당)씨가「한국 도자전집」을 준비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외 박물관뿐 아니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도자를 총망라 도자의 역사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도록작업에 착수한 한석홍씨는 앞으로 3년 안에 한국 도자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1천 년의 도자기 왕국으로서의 체면을 살려내는 대작업을 펼쳐 보일 터라고 야심에 차 있다.
한씨가 문화재 사진작가로 25년간 외길을 걸으면서 남긴 작품만 해도 사진 원판으로 천연색 2만여 장, 흑백 3만여 장 등 5만여 점이 넘는다.
그래서인지 문화재 관리국이나 박물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면 그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이다. 한씨는 최근에도 7개월 간에 걸쳐 호암미술관 소장품들을 모두 촬영하는가 하면 미국 보스턴에 있는 피바디 박물관을 찾아가 소장돼 있는 국보급 한국 문화재 3천여 점을 촬영해오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유명세를 따진다면 우리나라 사람이면 그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한 번쯤 그의 작품을 모두 감상했을 정도다. 교과서와 박물관 사진집, 각종 선전물에 실린 문화재 사진은 대부분 그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진계에서「문화재 사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한씨의 문화재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우리 문화재에 대한 그의 평론은『외형적으로 쉽게 드러나진 않지만 멋과 맛이 공존하는 소박한 인간미가 담긴 작품』이라고 정의한다. 중국, 일본의 그것과 달리 우리 문화재는 불상의 경우 전혀 강함이 없고 편안할 정도의 온화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회화도 대부분 한가롭고 여유가 있는 수목화가 대부분이며 자기도 선이 굵고 강렬하지 않아 보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한씨는 특히 우리 문화재를 감상할 때는 눈으로 볼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봐야 하며 그 속에서 휴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월한 심미안과 사실적 표현 기법으로 프로 사진계에서도 명성이 나 있는 한씨는『문화재 사진은 촬영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촬영 기법』이라고 소개한다.
한씨는『문화재 사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잘 찍었다는 느낌보다 작품이 아름답다는 탄성이 우러나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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